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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서비스산업이다 / (중)100원팔면 15원이 물류비용 '헛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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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서비스산업이다 / (중)100원팔면 15원이 물류비용 '헛장사'

입력
2001.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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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제조업체의 매출액 대비 물류비용은 15%. 100원어치를 팔면 이중 15원은 수송ㆍ보관 등에 드는 돈이라는것이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의 2~3배 수준이다.그런데 국내 제조업체의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은 1.5% 수준. 결국 물류비용을 10% 줄이면, 1.5%의 원가절감 효과가있기 때문에 매출을 100% 늘릴 때와 똑같은 이익증대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뒤떨어진 물류산업이 제조업의 발목을 잡는 현실이 우리나라서비스업, 그중에서도 제조업의 부가가치 창출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비즈니스 서비스업의 실상이다.

■제조업 발목 잡는 서비스업

“컨설팅을 받으려 해도 국내 컨설팅업체 중에는 맡길 데가 없다. 잘못하다 돈만 날릴 게 뻔하다. 비용이 3~4배 더 들더라도 외국계를 찾는 게 애시당초 현실적이다“(한 중견기업 임원).

연구개발투자 만큼이나 기업 경쟁력 향상에 필수가 된 컨설팅이지만, 국내에서 40~50명 정도의 직원을 확보하고, 체계를 갖춘컨설팅업체는 5~6군데에 불과하다.

한국컨설팅협회 관계자는 “외국계인 엑센튜어나PWC 한국지사가 200~500명의 한국인 컨설턴트를 거느리고, 언제든지 세계적인 전문가들 불러올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라고말했다.

아웃소싱업체들의 수준도 마찬가지다.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비핵심부문은 외부로 넘기는 게 맞지만, 마땅히 말길 만한 아웃소싱업체들이 없다.

한국아웃소싱협회에 따르면 국내 4,000여개 아웃소싱업체 가운데 재무ㆍ회계, 복리ㆍ후생, 기술개발 등에 특화한 업체는 손으로 꼽는 수준. 거의 전부가 영세한 인력파견업체이다.

아웃소싱이 발전하려면 제조업체들의 적극적인 분사가 전제조건이지만, 삼성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분사에 소극적이다.

1997년 이후 76개 기업에서 총 442개 회사가 분사됐지만, 이중 40%가 자본금 1억원 미만의 영세한 기업으로 여전히모기업과는 갑(甲)과을(乙)의 관계일뿐이다.

■사람도, 전략도, 제도도 없다

지난 4월 문을 연 대구 전시컨벤션센터. 1,800억원을 들여 연건평 2만6,000여평에 3,500석짜리 국제회의장과 관련시설을 갖췄지만, 국제회의 유치를 담당하는 직원도 고작 7명에 불과하다.

당연한 귀결이겠지만, 지금까지 유치한 국제회의는 단 한건에 불과했다.

컨벤션산업은 ‘굴뚝없는 달러박스’로 불릴 만큼 국제수지 개선효과도 크고, 각종 국제 전시회 유치 등으로 제조업의 해외마케팅에 필수적이다.

윤승현(尹承鉉) 코엑스 컨벤션팀장은 “2005년까지 부산 제주 수원 등에 국제 규모의 컨벤션 센터가 잇따라 문을 열지만, 외국어 실력과 기획력, 경영감각 등을 갖춘컨벤션 전문가들은 태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항만ㆍ항공 정책은 전략부재를 드러내는 대표적 사례다. 정부는 부산 인천 광양 등 세 곳을 동북아 물류거점으로 육성하다는 계획하에 항만ㆍ공항 시설을 키워왔다.

이 결과 부산은 컨테이너 처리실적만 보면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3위이지만, 서비스 수준은 18위(국제경영개발원ㆍIMD)에불과하다. 국가별 항만경쟁력은 우리나라가 34위로 중국(33위)보다 한수 아래다.

산업연구원 김휘석(金輝錫) 박사는 “영세성과인재부족 등도 문제이지만, 정부의 자금지원이나 조세제도, 규제완화 등이 모두 제조업 편향적인 것도 서비스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핵심 요인중 하나”라며 “정부는 서비스업이 발전할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부터 확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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