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전통 한옥마을인 북촌과 종로구 사간동 화랑의 거리가 만나는 언덕배기가 한국형 ‘몽마르뜨 언덕길’로 다시 태어난다.서울시 도시환경개선단은 10일 종로구삼청동 35번지 가로계획을 발표, 총리공관 길 건너편 언덕길을 파리의 몽마르뜨 언덕과 같은 관광 명소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폭 6m 길이 150m의 이 언덕길은 서울에서 주변 풍경이 좋기로 유명한 곳이다.
언덕에 오르면 서쪽으로 북악산의 수려한 풍경이 펼쳐지고 발 아래로는 전통 한옥의 기와지붕들로 이뤄진 600년 고도(古都)가 서 있다. 고개를 들면 서울의 마천루가 한눈에 들어온다.
삼청동 일대는 이미 문화예술인의 집단거주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화가와 공예가건축가 큐레이터 등 5~6명이 자리를 잡았고 내년 5월쯤 10여명의 문화예술인들이 새로 전입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 4월 한옥미술관이 개관하면이 일대는 명실공히 서울의 문화예술인 마을로 태어날 전망이다.
시는 이 같은 입지조건을 갖춘 이 언덕길로 문화예술인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중이다.
아무리 언덕길을 장식하더라도 문화예술인들이 찾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시는 우선 길 양쪽의 낡은 난간을 예술적으로 장식하고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구축할 방침이다.
바닥은 정감있는 황토길로 조성하거나 예술가들의 작품을 새긴 타일을 까는 방안도 생각중이다.
또 언덕길 곳곳에 쉬어갈수 있는 휴식공간도 마련할 예정이다. 나무를 심어 한여름엔 더위를 피할 수 있고, 시원한 그늘 아래에서 문화와 예술을 논할 수 있도록 벤치도 준비한다.
분위기 넘치는 벤치도 하나 하나가 작품이 될 전망이다. 세부적인 설계는 내년 상반기중 마무리되고 하반기부터 공사가 시작된다.
시 도시환경개선단 강맹훈(姜孟勳) 팀장은 “한옥보존 분위기가 높은 이 지역에 한국형 몽마르뜨 언덕길이 조성되면 전통산업 장인들과 문화예술인들의 이주가 가속화해 전통문화와 한옥이 조화를 이루는 서울의 명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몽마르뜨 언덕길 조성에 대해 회의적인 눈길을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북촌을 내려다보는 언덕길이 ‘몽마르뜨’라는 이름과 아예 어울리지도 않는다는 평이다.
박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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