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독서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어떻게 독서지도를 해야 할 지 당황해 하는 학부모들이 많다.독일의 문호 괴테조차도 “나는 독서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 80년이라는 세월을 바쳤는데도 아직까지 그것을 잘 배웠다고 말할 수 없다”고 했으니, 독서하는 방법을 가르친다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다.
오래도록 두 자녀의 책읽기를 관찰해 온 평범한 아버지의 입장에서 자녀 독서지도에 대한 소견을 정리해 본다.
첫째, 자녀에게 책읽는 즐거움과 기쁨을 주어야 한다.
글자를 빨리 깨우치고, 학교에 가서 국어성적을 좋게 한다는 등 어른들의 욕심을 앞세운다면, 오히려 책이 어린이를 괴롭히는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조급하지 않아야 겠다.
둘째는 자녀에게 책읽는 취미를 붙여주는 길은 역시 부모가 먼저 책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이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독서환경이다. 부모가 독서를 하면, 아이들도 자연히 책을 읽거나 밀린 숙제를 하게 된다.
셋째, 책을 바르게 선택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다.
내 경험으로는 아이와 함께 서점나들이를 하고 해마다 서울도서전시회에 참석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처음에는 수많은 책 중에서 아이가 스스로 읽고 싶어하는 책과 내가 사주고 싶은 책을 적절히 섞어서 사주다가 점점 아이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었다.
처음부터 부모가 일방적으로 사주기만 하면 순수하지 못한 목적이 끼어들 여지가 많고 아이의 선택능력을 제대로 키울 수 없다.
넷째는 가급적 아이의 나이나 발달단계에 맞는 책을 다양하게 읽도록 한다.
어렸을 때는 각종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신체가 발달하듯이, 그림책ㆍ전래동화ㆍ위인전ㆍ과학책ㆍ역사책등을 골고루 읽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집에서 ‘책나무’를 키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두꺼운 종이에다 나무모양을 그리고 책을 한권 읽을 때마다 책이름ㆍ저자ㆍ출판사ㆍ짧은 느낌 등을 적어 붙여두면 균형있는 독서에 도움이 된다.
다섯째, 부모 스스로 독서에 대한 경험과 지식과 정보를 키워야 한다.
부모도 어린이책을 읽고, 어린이책을 보는 눈을 키워야 자녀에게 좋은 책을 권장할 수 있고, 자녀가 읽은 책을 소재로 대화를 할 수 있다.
또 권장도서 리스트를 수집하고 출판사 리스트를 만들어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장 적극적인 방법은 부모들이 독서강좌를 수강하거나 지역별 동화책 읽는 모임에 가입하거나, 독서지도 모임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어린이 도서연구회 같은 전문단체의 인터넷 사이트를 방문하면 좋은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박익순 웅진닷컴 편집개발본부 본부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