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반(反)탈레반 군벌들이 오사마빈 라덴과 테러조직 알 카에다이 은신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북동부토라 보라 지역에서 본격적인 동굴 작전을 시작하는 등 마지막 공세를 펴고 있다. 반면 빈 라덴과 알 카에다 조직원들은 동굴에서 ‘순교’하겠다며버티고 있다.토라 보라 지역를 포위하고 있는 미국의특수 부대와 반 탈레반 병사들은 9일에도 동굴들을 일일이 수색하면서 빈 라덴 색출에 나섰다.
B-52 폭격기들이 알 카에다 진지가 있는 멜라와산에 벙커 버스터 폭탄을 집중 투하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지원을받는 하르자트 알리 북동부 지역 사령관은 1,500여명의 병력을 이끌고 알 카에다와 치열한 교전을 벌여 일부 동굴을 점령하는 전과를 올렸다.
이미눈으로 뒤덮인 이 지역에서는 동굴마다 150명 내외의 병력이 배치돼 있으며 9명으로 구성된 공격조가 산탄총, 수류탄 발사기, 기관단총 등으로 무장한채 수색 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지역에는 조만간 2,000여명의 병력이 추가로 투입될 예정이다.
하지만 알 카에다 조직원들은 험준한산악과 미로처럼 얽힌 동굴 곳곳에서 매복에 들어가 적군이 접근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부녀자들까지 부르카 대신 스카프와 바지를 입혀 무장시키고자신들의 무덤까지 파놓은 채 최후를 맞을 채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알 카에다의 지도자중 한 명인 하지 카두스는 이날 토라보라를 포위하고 있는무자헤딘(이슬람 전사)들을 향해 “무슬림을 공격하고 싶지 않으니 미국과 영국군들 물리칠 수 있도록 비켜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미국은 동굴전투에 능한 알 카에다를잡기 위해 소규모 부대를 이용한 신속한 공격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군이 4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팀을 투입해 동굴의방을 하나씩 점령하는 작전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빛이 거의 없는 동굴에서는 야시경 조차 도움이 되지 않으며 공중 지원은 물론 인공위성과 컴퓨터의 도움조차 기대할 수 없는데다 곳곳에 설치된 장애물로 인해 사상자 발생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프 훈 영국 국방부장관은 영국이 동굴에서 빈 라덴을 체포할 경우 그를 미국에 인도할 수 있으나 영국은 유럽 인권 협약의 당사국이어서 미국이 빈 라덴을 처형하지 않는다는 확약이 있을 때 인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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