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본선 조 추첨식 때는 물론 한국월드컵조직위와 축구관계자들이 각종 행사와국제회의에서 가장 애를 먹고 있는 부분이 바로 통역 문제이다.통역사가 축구와 이와 관련된 용어들을 잘 이해하지 못해 의사전달에 종종 혼란이 생기기때문. 그러나 이제 이러한 혼란은 없어질 전망이다.
1,600여개 용어를 담고 있는 400여 페이지 짜리 ‘월드컵축구용어 사전’이 8개국어로 제작돼 내년 초 출판되는 덕분이다. 이미 탈고가 돼 디자인 작업이 한창이다.
영어 중국어 불어 일본어 독일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아랍어 축구용어 사전 발간을맡은 곳은 한국외국어대 통역번역대학원의 BK특화사업단 전문용어팀.
각 언어별로 상임연구원 8명, 선임연구원 1명과 전문용어팀장 김한식 교수가 제작에 참여했다. 5월부터 본격화한 사전 제작의 기초자료 수집에는 통번역대학원 학생들이 직접 뛰어들었으니 대학원 전체가 참여한 큰 사업이었다.
기본 용어는물론이고 축구 관련 표현을 모두 수집하느라 신문과 인터넷을 뒤지는 일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한국어 감수는 박경화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맡았고, 일본 모모야마대학 체육학과 고성하 교수 등이 감수에 참여했다.
상임연구원 신항식(37ㆍ영어)씨는 “한국어로도정립이 안된 축구용어가 많아 애를 먹었다”며 출간과정의 어려움을 밝혔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간한 영어 불어 독어 스페인 축구 용어집이 있기는하지만 8개국어로 축구 용어가 집대성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BK(두뇌한국)21 프로젝트로 추진된 축구용어 사전발간에 대해 월드컵 조직위원회에서도 큰 관심을 보여 문동후 사무총장이 직접 학교를 찾아와 제작을 독려하기도 했다.
사전은 선수ㆍ스태프, 주심 판정용어,시설ㆍ장비, 전술, 신체ㆍ의료, 월드컵 조직관련 용어와 다양한 축구 관련 외국어 표현을 담고 있다.
용어사전의 ‘그물망’을빠져나가는 축구관련 용어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제작진의 자랑이다. 언어권별로 주요국가 선수들의 신상명세까지 담을예정이어서 축구 자료집 역할까지 하게 된다.
축구용어 사전 발간을 처음 제안했던 상임연구원 한정은(35ㆍ중국어)씨는 “통번역대학원이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축구용어 사전이 전문 통역사는 물론 자원봉사자, 조직위관계자, 기자들에게까지 널리 활용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박숙종(28ㆍ일본어)씨는 “상업성만따졌다면 축구용어 사전 발간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한국축구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일을 했다”며뿌듯해 했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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