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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수도 없고…잇단 송년회 술과의 한판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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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수도 없고…잇단 송년회 술과의 한판승부

입력
2001.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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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를 알리는 연락이 줄을 잇고 있다.얼마 전 한 동창회 사이트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5%가 올해 송년회를 3회 이내로 갖겠다고 답했다.

모임 횟수를 줄여 음주량을 조절해 보겠다는 요량일 테지만 막상 연말이 되면 예상치 못한 송년회까지 더해져 12월 중순 이후는 술에 절어 지내기 쉽다.

아내의 ‘바가지’와 함께 나오는 북어국 한 그릇 외에는 망년회의 폭음을 다스릴 방법은 따로 없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술에 취하지 않는 기적과 같은 비법은 없지만 건강을 배려하는 음주법은 분명 있다”고 말한다.

■ 술마시기전 식사부터

바로 술부터 들이키기보다는 먼저 식사부터 하는 게 좋다.

음식은 알코올 흡수를 늦춰주기 때문이다. 술 마시기 전에 숙취 해소를 돕는 기능성 음료를 마셔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음료에 포함된 글루메가 위 점막을 보호해 주고, 아스파라긴산이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나타나는 아세트알데히드의 독성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이런 음료는 술자리 30분 전에 마시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술 마시기 전에 위를 보호한다며 지방이 많은 기름진 음식을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 알려진 상식이다.

위벽에 기름기가 있으면 음식물과 뒤섞여 알코올의 분해를 방해하고 간에 지방을 축척해 지방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홍명호교수는 “ 술이 약해 술자리에 가기 전에는 반드시 귀리죽과 생선구이, 사과ㆍ귤등 과일을 먹는다”고 말했다.

■ 술은 천천히 주량에 맞게

속주(速酒)는 금물이다. 술은 되도록 천천히 마시는 게 좋다.

‘원샷’은 알코올 혈중 농도를 급격히 높여 급성 알코올 중독을 유발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한 시간에 한 잔이 가장 적당하다고 조언한다.

술 마시는 속도를 늦출수록 뇌세포에 전달되는 알코올의 양이 적어지고 간에 알코올 성분을 소화시킬 수 있는 여유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담배를 잘 피우지 않는 사람도 술자리에서만은 줄담배를 피워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나쁜 습관이다.

담배는 알코올 흡수를 촉진시키고 알코올은 니코틴 흡수를 가속화한다.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피우면 심장, 간, 뇌 등에 거의 연탄가스 중독(일산화탄소 중독) 때와 비슷한 타격을 줄 정도로 치명적이다.

또한 콜라와 사이다 등 청량음료를 술과 섞어 마시는 것도 피해야 한다. 탄산거품이 섞인 술은 흡수가 빨라 짧은 시간에 혈중 알코올 농도를 높이기 때문이다.

간의 손상 여부는 술의 종류가 아니라 섭취한 알코올 양에 의해 좌우된다.

개인차는 있지만 대개 남자는 하루40g, 여자는 20g 정도가 적당하다. 남자의 경우 맥주 800~1,000㎖(4~5잔), 소주 150~160㎖(3잔), 위스키 90㎖(3잔), 청주 200㎖(4잔), 포도주 240㎖(7잔), 막걸리600㎖(2사발), 여자는 그 절반 정도로 보면 된다.

■ 안주는 저지방 고단백질로

안주는 술의 독한 기운을 없애고 몸을 보호하기 위해 먹는 음식이다.

안주를 통해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면 알코올을 분해하는 간이 힘들어 진다. 또 배가 고프거나 목마른 상태에서는 술을 급하게 마실 수 있으므로 안주와 물은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특히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단백질은 간이 알코올을 해독할 때 필요한 에너지원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이 때 단백질은 동물성과 식물성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동물성 단백질에는 간장이나 알코올 분해 효소의 활동을 돕는 ‘나드’라는 물질이 다량 포함돼 있지만 동물성 단백질만 섭취하면 아미노산의 균형이 깨져 효과가 반감된다.

따라서 식물성 단백질과 동물성 단백질이 적절하게 함유된 찌개 종류가 권할 만하다.

술안주로는 치즈, 두부, 살코기, 생선 같은 저지방 단백질 식품이 가장 적합하다.

이런 음식들은 위 속에 오래 머물러 알코올의 흡수를 늦추고 공복감과 목마름으로 인해 술잔 비우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갈증을 증가시켜 술을 더 마시게 하는 짠 안주나 위를 자극하는 매운 안주 등은 피하는 게 좋다.

■ 술마신뒤에는 수면·휴식이 최고

술을 1주일에 3회 이상 마시는 것은 간에 큰 부담을 준다. 일반적으로 알코올이 완전 분해되는 데에는 맥주 1병이 3시간, 소주 1병이 15시간 정도 걸린다.

그렇지만 간이 기능을 완전히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총 72시간 정도가 필요하다.

따라서 술 마신 뒤에는 수면과 휴식이 기본이다. 숙취 해소에는 충분한 물과 당분(꿀물, 사과주스, 포도주스, 스포츠 음료 등), 콩나물국, 미역국, 북어국, 유자차, 칡차, 인삼차, 생강차,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 등이 좋다.

흔히 숙취를 해소하려고 사우나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는데, 이는 절대 금물이다.

지나치게 땀을 흘리는 것은 가뜩이나 부족한 수분과 전해질을 더욱 부족하게 만들고, 커피 역시 순간적인 각성 작용은 있지만 이뇨 작용을 일으켜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해장술도 좋지 않다. 애주가들 사이에는 ‘해장술이 숙취에는 최고’라는 속설이 퍼져 있으나, 이는 뇌의 중추신경을 마비시켜 두통이나 속쓰림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악영향을 끼칠 뿐이다.

술을 마신 다음에는 반드시 간이 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휴간일(休肝日)’을 주어야 한다. 따라서 모임 일정을 조정해 한 번 술을 마신 뒤에는 최소한 2~3일은 간이 쉴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서울중앙병원 약리학교실 박형섭 교수는 “술을 무척 좋아해 자주 마시지만 절대로 연일 술을 먹은 경우는 한번도 없을 정도로 휴간일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 술에 관한 Q&A

Q 술을 마셔 얼굴이 붉어지면 건강하다?

A 얼굴을 붉게 하는 것은 알코올 속의 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 때문이다.

아세트알데히드는 두통, 피로감등 숙취를 일으키는 원인이기도 하다. 간에 아세트알데히드 분해효소가 적은 사람은 얼굴이 쉽게 붉어지는데, 동양인은 흑인이나 백인에 비해 분해효소가 적고 절반 정도는 아예 없다.

한 잔 술에 쉽게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이 아세트알데히드 분해효소가 적기 때문이다.

Q 술은 마실수록 는다?

A 술을 마실수록 뇌가 알코올에 익숙해져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실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몸까지 술에 대해 내성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뇌가 알코올에 무뎌질 뿐 몸에 해롭기는 마찬가지다.

술을 많이 마신다고 해서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효소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Q 여성은 남성보다 빨리 취한다?

A 여성은 남성보다 체격이 작기 때문에 그만큼 체액도 적어 같은 양의 술을 마실 경우 더 빨리 취한다.

술을 자주 마시는 여성은 유방암 발생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높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여성이 매일 술 한 잔을 마시면 유방암 발생 확률이10%, 두 잔을 마시면 20%, 세 잔을 마시면 30%로 증가한다고 밝혔다.

폐경기 이후에는 발병률이 더욱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Q 폭탄주가 더 몸에 해롭다?

A 폭탄주는 19세기 말 미국 부두 노동자들이 술을 빨리 취하기 위해 싸구려 위스키와 맥주를 혼합해 마신 것이 유래다.

폭탄주가 다른 술보다 건강에 더 해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양주와 맥주를 섞어 마실 경우 맥주 안의 탄산가스가 양주의 알코올 흡수를 가속화해 금세 술에 취하게 된다.

Q 술의 종류를 바꿔가면서 마시면더 취한다?

A 여러 종류의 술을 섞어 마신다고 해서 더 취하는 것은 아니다.

취기는 섭취한 알코올의 양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다만 술의 종류에 따라 다음날 숙취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

증류주가 비증류주보다 불순물의 함유량이 낮아 상대적으로 숙취가 적다. 에탄올 순도가 높은 증류주로는 소주와 보드카, 위스키, 브랜디 등이 있고, 비증류주로는 포도주, 동동주, 맥주, 막걸리, 과실주 등이 있다.

따라서 맥주 같은 비증류주로 만취했을 경우, 소주 등 증류주로 취했을 때보다 숙취현상이 더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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