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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마지막王 공양왕릉 도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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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마지막王 공양왕릉 도굴

입력
2001.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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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마지막 왕인 공양왕(恭讓王ㆍ1345~1394) 능(사적 제 191호) 훼손을 놓고 도굴 주장과 함께 단순 훼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능 주변의 문무석 등 ‘고가’의 문화재들이 온전한 데다 도굴흔적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이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 고양경찰서는 9일 도굴과 단순 훼손 두갈래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일단 신고 1~2일전에 허름한 작업복 차림의 4~5명이 능 주변에 있었다는 주민들의 진술에 따라, 목격자를 상대로 문화재 전문 브로커들의 사진과 대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발견 당시 현장에 제사 음식들이 널려 있었고 능 뒤편이 훼손된 점 등으로 미뤄 전문 도굴꾼들이 제사를 위장해 도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왕릉 주변을 장식하고 있는 고려 전통양식의 석호(石虎)와 문무석(文武石), 장명등(長明燈), 비석 등이 손상되지 않은 데다 능주위에서 파낸 흙이 한점도 발견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단순훼손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999년 당시 이 일대에 대한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잘못 돼 훼손이 심화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당시 작업 인부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초 신고자인 문화재 위탁관리인 전진원(66)씨는 지난 10월22일 덕양구 원당동 산65 고양왕릉의 쌍릉 중 왼쪽 봉분(높이 2.5m, 직경 5.5m)의 뒷면에 가로 1m, 세로 1m 정사각형의 구멍을 발견해 경찰서에 수사의뢰 했다. 발견당시 이 구멍은 흙과 잔디(가로30㎝, 세로 30㎝) 6개로 덮여 있었다.

공양왕릉에는 고려자기 등 고려시대 유품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까지 부장 품목에 대한 조사가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피해품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곧 문화재청 주도로 피해품 확인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이번에 훼손된 능은 공양왕과 순비(順妃) 노씨(盧氏)의 합장릉으로 1970년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후 99년 복원됐다. 한편 또 하나의 공양왕릉(강원도 문화재 제71호)이 강원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에도 있어 진위 논란이 있지만, 조선왕조실록 기록 등에 따라 고양시의 능이 국가 문화재 분류상 실제 왕릉으로 보존되고 있다.

공양왕은 1389년 위화도회군에 성공한 이성계에 의해 왕으로 추대됐으나 1392년 조선건국 이전에 폐위되면서 공양군(恭讓君)으로 강등된 뒤 강원 원주로 추방됐다가 2년 후 삼척에서 살해됐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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