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자물리학이 보안을 책임진다?내년 월드컵에는 입자물리실험에서 쓰는 검출기가 대형 화물 컨테이너 속까지 뚫어보는 철통보안의 첨병 역할을 하게 된다.
고려대 한국검출기연구소가 최근 개발한 ‘멀티 스텝 스캔시스템’(MSSS)은 길이 13m의 크기의 물체를 투시해 폭발물 등 위험물이나 밀수품을 적발해 낼 수 있다.
사람 몸보다 큰물체를 촬영할 수 있는 산업용 검출기로는 세계 최초로 최소 1㎜ 크기의 물체까지 정확히 식별해 낸다.
검출기는 원래 원자를 쪼개고 쪼개 쿼크, 뮤온 등 물질의 구성요소를 알아보는데 필요한 핵심 실험도구로 지하 100m 정도에 설치한 입자물리실험실 한 쪽 끝에서 빛의 속도로 쏘아보낸 입자가 최종 도달하는 장치이다.
이때 그 중간에 다른 물체가 있다든가 하면 애초에 쏘아보낸 입자가 검출기에 도달했을 때는 수가 달라진다.
보안용 검출기는 바로 이런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실험용과 다른 점은 물체 판별을 위해 입자 대신 X선이나 감마선 같은 광선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대개 X선을 많이 쓰지만 MSSS는 방사성 원자(코발트60)가 자연방출하는 감마선을 사용한다.
쏘아 보낸 감마선은 탐색하려는 물체를 지나면서 해당 물체와 반응해 성질이 변한형태로 검출기 표면에 도달한다.
검출기는 이를 전기적 신호로 바꾸고 컴퓨터 처리를 거쳐 화면에 실시간으로 물체 내부의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검출기연구소장인 박성근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는 “유럽입자가속기연구소(CERN)가 추진 중인 힉스(higgsㆍ물체가 질량을 갖는 원인이며 원자 구성요소인 뮤온의 모체일 것으로 추정되는 가상의 물질) 찾기 프로젝트에 우리 검출기 800여 대를 2003년까지 납품하기로 됐을 정도로 국내 검출기 제조 수준은 뛰어나다”고말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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