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집권탈레반의 병사들이 7일 최후 거점인 남부 칸다하르에서 반(反) 탈레반 파슈툰족 지역 사령관들에게 무기를 넘기고 투항을 시작했다고 하미드 카르자이아프간 과도 정부 총리가 밝혔다.카르자이 총리는이날 AFP 통신과의 위성전화에서 “칸다하르를 접수하기 위해 병력을 투입했으며 탈레반 병사들의 투항은 평화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칸다하르를 완전히 장악하려면 2~3일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의 아프간 이슬람 통신(AIP)도 탈레반 지도부가 병사들에게 이슬람 성직자와 지역 족장, 반(反) 탈레반 사령관으로 구성된 위원회에 무기를 넘기도록명령했으며 인도 작업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미국이 대 아프간 공격을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탈레반은 지난 5년간의 통치를 마감하게 됐다.
AFP 통신은 탈레반병사들이 칸다하르 인근 전략도시인 스핀볼다크와 헤르만드 등에서도 항복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탈레반 최고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와 고위지도자들은 칸다하르를 떠나 모처로 도피했다고 전했다.
오마르의 신병 처리에 대해 카르자이 총리는 “테러리즘 관련 증거가 확인되면 단죄를 피할 수없을 것”이라고 말해 무사 귀환을 보장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애리플라이셔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6일 오마르를 ‘정의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는 조지 W 부시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도 “오마르 사면과 관련된 어떤 협상도 거부하며 알 카에다와 탈레반 지도부를 반드시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오마르는 6일 카르자이측에 개인 밀사를 파견해 탈레반 병사들에 대한 사면과 자신의 안전 보장을 조건으로 칸다하르를 넘겨주기로 합의, 항복을 선언했다.
압둘살람 자이프 전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대사는 “지역 무자헤딘(이슬람 전사) 사령관 출신의 나키불라에게 칸다하르 지배권을 넘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탈레반이 항복함에 따라 9ㆍ11 테러의 주범으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테러 조직 알 카에다 조직원들을 색출ㆍ체포 하기 위해 은신처인 잘랄라바다드 인근의 토라 보라 동굴 지역에 지상 병력을 투입하는 등 막바지 군사작전에 들어갔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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