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담배시장이‘BAT발 돌풍’에 휩싸이고 있다.담배 제조독점 폐지 이후 외국 업체로는 최초로 “경남 사천에 담배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던 브리티시 아메리칸 타바코(BAT)가 공장설립 발표와 동시에 엄청난 물량의 마케팅 공세에 나서면서 저팬 타바코(JT)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2위 업체로 급부상했다.BAT의 약진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한국 시장을 위협받게 된 필립 모리스(PM)와 JT 등이 맞대응에 나서고 한국담배인삼공사 역시2002년부터 초고급 신형 담배 출시를 계획하는 등 담배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2005년에는 외산 담배 점유율20%
지난 98년4.9%에 머물던 외산 담배 점유율이 올들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담배인삼공사에 따르면 지난해9.4%였던 외산 담배점유율이 지난5월에는 13.3%로 상승했으며, 10월에는 17.6%까지 상승했다. 담배인삼공사 관계자는 “외산 담배의 대부분이1,800원 이상 고급 담배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 고급담배시장의80%가 외산 담배에 넘어간 셈”이라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7일 내놓은 ‘제조독점 폐지에 따른 다국적 담배회사의 국내시장 진입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서 “제조독점 폐지로 외국 업체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하면서2005년에는 시장 점유율이 20%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KIEP는 “BAT에 이어 필립모리스까지 현지 공장을 설립을 검토하는 등 2~3년내에 외국 기업의 국내 제조시장 직접 진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돌풍의 진원지BAT
담배업계에서는 외국 담배업체 중에서 만년 3위에 머물다 지난7월 이후2위로 떠오른BAT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담배인삼공사 관계자는“BAT의 경우 유흥업소 담배판매가 금지되자 ‘080’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전화하면 담배를 직접 배달하는‘담배도우미’ 제도를 도입,신촌이나 강남역 등에서 세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BAT의 주력 제품인 던힐의 경우 지난 2월까지 점유율이 2%에 머물렀으나 10월에는 5.4%로 두 배 이상 늘었다.업계 관계자는“BAT의 물량공세로 기선을 제압당한 필립모리스와 JT 역시 마케팅 비용을 대폭 늘리는 등 맞대응에 나설 태세”라고 말했다.
■점유율 80%는 반드시 지킨다
외국 업체들의 거센 도전에 대해 담배인삼공사는 점유율 20%는 사수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담배인삼공사 홍보실 박원락(朴原洛)과장은 “20대 젊은 층과 여성 흡연자들을 중심으로 외산담배 선호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담배 입맛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외국 업체들이 국내에서 담배를 제조해도 점유율이20%를 넘어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담배인삼공사는 지난 8월 선보인 갑당2,000원짜리 국산 담배인 시마(Cima)가 선전하고 있다고 판단, 내년 초에는 시마와 함께 외산 고급 담배에 대항할 초고급 신형 담배를 출시할 계획이다.
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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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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