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도 분명 프로선수다. 그러나 주된 임무는 코트에서 슈팅을 하거나 리바운드를 잡아내기보다는 대부분 벤치에 앉아 동료들을 위해 박수를 치는 것이다. 하나 더 있다. 경기전 연습때 주전 슈터들의 연습을 위해 볼을 던져주는 것도 포함된다. 그들이야말로 벤치를 덥히는 벤치워머다.그들은 언감생심 주전을 꿈꾸진 않는다. 희망사항이 있다면 식스맨이라고 불렸으면 하는 것이다. 이번 시즌 15경기를 치른 7일 현재 10분이상 코트에 나서지 못한 선수가 15명이나 된다. 프로농구 등록선수중 10%를 넘는 수치다.
창원 LG의 민머리 센터 박도경(202㎝)은 올 시즌들어 좀처럼 출전기회를 잡지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 서울 SK에서 LG로 이적, LG에서만 12경기에 나서 경기당 12분정도를 소화하면서 보조센터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이번 시즌 박도경은 지난 달 7일 서울 SK전에 나서 8분38초를 뛰면서 서장훈을 수비, 8점을 올린 것이 전부다. 박도경은 새내기 송영진(198㎝)에 밀리면서 설 자리를 잃었고, 코트를 밟은지 한달이나 됐다.
서울 SK의 새내기 김종학(198㎝)은 지난 드래프트에서 전체 9순위로 입단했지만 동기들인 김승현(동양) 송영진(LG) 전형수(코리아텐더)가 주전자리를 꿰차며 루키 돌풍을 일으키는 것을 벤치에서 지켜볼 뿐이다. 김종학은 3경기에 출전, 4분9초를 소화하며 단 2득점에 그쳤다.
이밖에도 박종덕(삼보ㆍ2경기ㆍ6분51초) 조동기(모비스ㆍ2경기ㆍ9분43초) 이홍배(동양ㆍ1경기ㆍ8초) 최호(SK빅스ㆍ3경기ㆍ2분35초) 신석(전주KCCㆍ1경기ㆍ2분24초) 등이 있다.
이들은 매경기 단 1분, 패전처리용으로라도 출장시켜 달라며 감독들에게 무언의 압력을 가하고 있다.
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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