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업계가 공급과잉에 따른 철강재 가격 하락과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합병과전략적 제휴의 거센 바람에 휘말리고 있다. 유럽과 미국 일본 한국 등 철강업체들은 통합과 글로벌화로 덩치를 키워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원가 경쟁력을강화하고, 합병 후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려 하고 있다.■Newco의 탄생
유럽 철강 3사인 스페인의 아세랄리아와 룩셈부르크의 아베드, 프랑스의 유지노는 지난달 말 합병을 통해 세계최대의 제철소를 출범하는데 합의하고, 유럽연합(EU)도 합병을 승인했다.
새롭게 탄생한 거대 철강사 이름은 ‘뉴코(Newco)’로 정해졌으며 연간조강생산량이 4,600만톤으로 일본 신일철과 포철을 제치고 세계 최대 철강회사로 도약하게 된다. 뉴코는 유지노의 자동차용 강판 기술과 아베드의유통망, 아세랄리아의 고수익성이 상호 결합된 것으로, 앞으로 독일 티센크루프도 합세할 가능성이 높아 덩치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파산이잇따르고 있는 미국 철강업계에서도 침체 탈출을 위해 업체간 합병에 의한 생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최대 철강업체인 US스틸은 베들레헴스틸과 합병을 포함한 제휴협상을 진행중이며 정부와 노조의 협력을 전제로 미국 철강업계 전체의 통합작업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 대상으로 거론되는 업체는 US스틸과 베들레헴스틸을 포함해 휠링-피츠버그, 와이어톤,LTV, 이스패츠 인랜드 등 6개 업체. 미국철강노조(USWA)도 정부 주도의 철강산업 구제와 통합에 찬성하고 있어 미 철강업계의 생산시설 폐쇄등 구조조정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도
일본에서는 NKK와 가와사키제철이 내년까지 지주회사 설립 후 양사 재무구조를 대등한 수준으로 개선한 뒤 통합해 2003년4월까지 사업별로재편 하기로 합의했다. 일본 최대 철강업체인 신일본제철과 스미토모금속-고베제강 연합체 구성도 논의 되고 있다.
이 경우 3사 통합사는 뉴코에 빼앗겼던1위자리를 다시 탈환하게 된다. 이를 위해 신일철과 고베제강소는 6일 제휴추진위원회를 구성, 원료조달과 철강유통, 환경 등 분야에서 업무 제휴를 추진키로 했다.
■포철, 한ㆍ중ㆍ일 삼각연합
이에 맞서 포철은 일본 신일철 및 중국 바오산(寶山) 철강 등과 삼각 제휴를 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확대, 해외 업체들의 통합움직임에 대응하고 있다. 포철은 신일철과 상호주식보유계약을 체결 신일철이 포철 지분 3%를 취득했으며 바오산철강과는 각각2,500만달러의 주식 상호보유계약을 교환했다.
포철 관계자는 “제휴를 통해유럽 등 다국적 철강사들의 아시아 공략에 대응해 주도권을 유지하고 신소재와정보기술 등 상호 공동기술개발과 제3국에서의 협력사업 추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의 통합과 제휴는 철강의주요 수요처인 세계 자동차업계가 글로벌화하면서 균일한 제품을 요구하는 것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이들 후방산업에 대한 교섭력 강화로 이어져 철강업체의채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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