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자가 갑자기 견원지간으로 바뀌는 것은 골프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1998년 박세리(24ㆍ삼성전자)의 전담캐디로 고용돼 US여자오픈, 맥도날드 LPGA챔피언십 등 메이저대회 우승을 함께 일궈냈던 제프 케이블(45)이 지난 해 10월 초 ‘박세리가 구두계약한 돈을 아직까지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이유로 박세리를 플로리다주 지방법원에 고소한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발단은 박세리가 데뷔 후 처음으로 무관에 머문 지난 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성적부진으로 해고의 위기감을 느낀 케이블은 계약서에 없던 엉뚱한 보너스 규정을 근거로 박세리가 벌어들인 총상금(약 230만달러)의 1%를 달라고 요구했다.
박세리는 케이블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올해부터 새 캐디 콜린 칸을 구하면서 둘은 갈라서게 됐다. 해고 후 끈질기게 보너스를 요구하던 케이블은 박세리측으로부터 아무런 응답이 없자 지난 해 10월 초 소송을 결심했다.
무명 캐디생활을 13년이나 지낸 케이블은 박세리와 호흡을 맞추며 좋은 성적을 잇따라 거두자 ‘캐디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등 스타 캐디 대접을 받았다. 이와 함께 각종 보너스와 수당을 통틀어 29만달러를 벌어들였다. 하지만 박세리와 결별한 뒤 경제적으로 파산, 생활고에 시달리는것으로 알려졌다.
세리팀 관계자는 “대회마다 상금의 일부를 보너스로 주기로 약속했고, 이미이 부분은 처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 케이블이 계약서에 없는 규정을 들고 나와 명예를 훼손했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가 명예소송이라도 걸고 싶은 심정”이라며 어이없어 했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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