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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보험사 설립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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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보험사 설립 러시

입력
2001.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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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회사가 은행들의 새로운 생존 방식으로 자리잡으면서 은행들이 앞다퉈 보험사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정부의 방카슈랑스(은행+보험) 도입 일정이 구체화하면 은행의 보험사 설립 붐은 가속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기존 보험사를 인수하거나 제휴를 맺는 방식이 아니라 신설 보험사 설립이 이어질 경우 외환 위기 이후 지속돼 온 보험 구조조정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회사는 최근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방카슈랑스 도입에 대비해 내년 중 생명보험사를 설립, 상품 개발과 계약 인수 등 업무를 수행하는 한편 외국 보험사와 합작도 추진키로 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중 은행 부문 개편이 완료되면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비은행 부문의 구축이 필요하다”며 “기존 생보사 인수 등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생보사를 신설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내년도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추진 중인 조흥은행도 생보사 설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흥은행 고위 관계자는 “은행이 구축하고 있는 고객 정보와 지점망, 결제 기능 등을 활용해 보험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며 “국내외 보험사와 제휴를 맺는 방안, 보험사를 신설하는 방안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하나은행도 대주주인 알리안츠가 소유하고 있는 알리안츠프랑스생명에 50% 지분 참여 하는 한편 손해보험사 신설에도 동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국민은행 산업은행 등도 중ㆍ장기적으로 생명보험 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들은 보험사 신설, 부실 보험사 인수, 기존 보험사와의 제휴 등의 방안을 놓고 저울질을 계속하고 있지만 신설 보험사 설립에 상당히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기존 보험사를 인수할 경우 비용 측면이나 인력 구조조정 등에서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되며 단순한 제휴는 수익을 극대화할 수 없다”며 “보험사를 신설할 경우 은행의 잉여인력을 흡수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의 이익에 급급해 은행들이 신설 보험사 설립에 앞다퉈 나설 경우 보험 구조조정에 역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보험학회 김종국(金鍾國) 부회장은 “1988년 생보시장 진출 자유화 이후 신생 생보사가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난 것이 보험업계 부실을 가속화시킨 원인”이라며 “포화상태인 보험 시장에 은행들이 무작정 뛰어들 경우 기존 보험사는 물론 은행 역시 부실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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