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로 2개월을 맞는 미국의 대 아프가니스탄공격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탈레반 최고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가 최후 거점인 칸다하르를 포기한 가운데 미국은 대 테러전의 궁극적인 목표였던오사마 빈 라덴 체포와 테러조직 알 카에다 분쇄에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탈레반은 지난 달 북부 거점도시 마자르-이-샤리프퇴각을 시작으로 주요 도시를 잇따라 내주며 급기야 6일에는 칸다하르마저 반(反) 탈레반 파슈툰족 사령관에게 넘겨주기로 해 아프간 전역에서 완전히지배력을 상실했다.
개전 초반 아프간 영토의 90%를 장악하고 있던 탈레반은 설사 항전을 계속하더라도 산악지역에 은거하며 게릴라전을 펼쳐야 하는일개 반군 신세로 전락했다.
특히 탈레반의 압둘 살람 자이프 전 파키스탄 대사는 6일 “탈레반의 정치 운동은 끝났다”며 “탈레반 전사들은 모두귀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탈레반 완전 해체까지 시사했다.
하지만 오마르의 이번 협상이 완전항복인지, 또 다른 게릴라전의 시작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또 이번 협상에서 탈레반 전사들은 물론 오마르까지 신변 보장을 약속 받았을 가능성도있어 그 동안 오마르의 ‘단죄’를 주장하며 이 같은 협상을 불허한 미국과 적지 않은 갈등도 예상된다.
■ 전략 및 전과
미국은 그 동안 탈레반 방공망 파괴를 1단계작전 목표로 설정, 무차별 폭격을 가했다. 특히 지상에 투입된 특수 부대 요원들의 정보를 토대로 조준 폭격에 나서는 새로운 전략이 돋보였다.
또 융단 폭격으로 탈레반을 무력화한 후 반군 북부 동맹이 점령케 하는 대리전을 구사했다. 북부 동맹이 지난 달 14일 수도 카불에 무혈입성 하는 등파죽지세로 세력을 넓힌 것도 공습 덕분이다.
반면 탈레반은 지휘 체제가 무너지고 북부 동맹에 투항한 병사가 3,000명에 달하는 등 저항력을 계속잃어 왔다.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로 지목된 동부 토라 보라의 산악 동굴 요새에서 진을 친 알 카에다도 2인자인 알 자와히리 등 핵심간부 37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미 국방부는 토라 보라에는 알 카에다 조직원 2,000명이, 칸다하르에는 강경 탈레반 1만 7,000명이 버티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 오폭과 학살 논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건물과 병원 등에 대한 미국의 오폭으로 수백 명이 사망한 데 이어 최근 토라 보라 주민 수 십 명이 목숨을 잃었다.
탈레반측은 민간인 3,000명이 희생됐다고 주장했다.북부 칼라이 장히 포로수용소에서는 폭동을 일으킨 450여명이 학살당해 과잉진압 논란이 빚어지는 등 부작용도 끊이지 않고 있다.
■ 전망
빈 라덴이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알 카에다 조직원들을 비롯해 강경 탈레반 병사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앞으로 전투는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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