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6일 콜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키로한 것은 최근 경제지표에 잇달아 반영되고 있는 경기 반전 조짐에 따른 것이다.전철환(全哲煥)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불확실성은 존재한다. 그러나 이변이 없다면 최소한 향후 경기가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점에 금융통화위원들이 모두 공감했다”고 콜금리 유지 결정의 배경을 밝혔다.
아울러 안정세를 보이는 물가 및 무리 없는 연말 기업 자금수급 사정등도 감안됐음을 시사했다.
■동결의 배경
금통위 회의에서는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1.8%)과 10월 산업생산 등 최근 실물통계가 양호하다는 진단에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소비 등 내수지표의 호전 양상은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재정 및 통화정책의 ‘약발’이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다.
전 총재는 “산업생산도 지표상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으나, 추석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요인을 감안할 때 오히려 2.3% 증가했다는 분석이 인정됐다”며 “소비 및 건설투자의 호조와 함께 설비투자 감소세가 둔화하고 있는 점도 주목됐다”고 밝혔다.
전 총재는 특히 설비투자 전망과 관련, “최근 기업실사지수(BSI) 등을 감안할 때, 향후 설비투자도 개선 조짐이 있다”고말해 경기회복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지표호전과 함께 국제유가의 하락세 및 반도체 가격 상승 등 시장상황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줬다. 전 총재는 “산유국 감산 등에 따른 유가 급등이나 대테러 전쟁의 확대 같은 돌발사태 가능성은 배제할수 없지만 최근의 상황이 긍정적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9.11 테러’ 이후 급감했던 미국의 개인소비지출이 10월 들어 전월 -1.7%에서 2.9%의 증가세로 돌아선 점과 미국 전국구매관리자협회(NAPM) 지수도 11월 들어 반등세로 돌아선 점 등도 우리 수출을 견인할 선진국 시장의 호전 조짐으로 풀이됐다.
■물가.금리 요인
콜금리 결정에 영향을 주는 두 개의 또 다른 변수는 물가와 기업 자금사정에 영향을 미치는 시장금리.
이에 대한 한은의 판단은 “물가는 연간 안정목표(4%)는 약간 넘겠지만 안정적이며, 채권 금리의 가파른 상승에도 불구하고 연말 기업 자금수급 사정 역시 큰 문제가 없다”는 것.
전 총재는연말 기업 자금사정과 관련, “최근 회사채 순상환 지속에도 불구하고 자금수요가 저조한데다 은행의 기업대출도 견조한증가세(11월 중기대출 1조9,000억원 증가)를 보여 대체로 원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 총재는 그러나 이날 별도로 준비한 ‘최근 채권시장 움직임에 대한 견해’라는 자료를 통해 “향후경기 및 물가 등을 감안할 때 채권 금리가 최근처럼 급등할 이유가 없다”며 “채권시장의 과민반응이 계속될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