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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군위안부 유죄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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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군위안부 유죄판결

입력
2001.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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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나눔의 집'엔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현대사의 아픔이 있다.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열리는 수요집회는 이 아픔을 가지고 '나눔의 집'에서 출발한 할머니들이 시작한다.

할머니들의 얼굴은 주름투성이다. 이 주름 속엔 일제의 폭력을 온몸으로 받아낸 처절한 사실이 낱낱이 기록되어 있다.

4일 네덜란드 헤이그의 여성국제전범 법정이 내린 선고는 의미가 깊다.

일본정부에 '국가가 인가한 강간'의 도덕적인 책임이 있다고 명시한 유죄선고가 전세계에 전달된 것이다.

■일본의 침략을 받았을 때 우리는 고립무원의 상태였다.

열강은 오히려 침략자 편에서 과실을 나누는데 관심을 쏟았다.

100여년 전인 1907년 6월 헤이그의 제2회 만국평화회의는 그 같은 실정을 잘 보여준다.

고종황제가 신임장을 주어 파견한 이상설 등 특사들은 회의 참석을 거절 당했다.

네덜란드정부가 보호국으로 전락된 한국의 외교권을 무시한 점도 있으나 일본의 막후공작과 열강의 이해가 일치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민간법정인 여성국제전범법정은 법적인 구속력이 없다.

하지만 일본정부가 끝끝내 부인해 온 '일본 정부와 군대의 책임'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공식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다.

그리고 지난 56년간 관련자 처벌과 배상은 물론, 공식 사과조차 하지 않은 채 반인륜적인 범죄 행태가 계속된 사실도 지적했다.

외신은 이 선고가 엄청난 상징적인 압력이 될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일본이 이 압력을 어떻게 모면하려고 할지 눈에 선하게 보인다. 이번 선고는 인류의 양심을 위한 선언이기도 하다.

■이번 주말 시간이 있는 분들은 자녀들과 함께 '나눔의 집'을 찾아볼 것을 권한다.

좋은 교육이 될 것이다. 중부고속도로 광주(천진암) 출입구로 나가서 오른쪽 길로 접어들면 길안내 팻말이 나온다.

팻말을 따라 한참 가면 산골짜기에 아늑한 할머니들의 쉼터가 있다.

작은 전시관에는 시대의 단면을 드러내는 할머니들의 그림과 여러 유물들이 있다. 보는 사람마다 가슴이 뭉클할 것이다.

/최성자 논설위원 sj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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