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먹는다고 야만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인종차별적 발언이다.”6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열린 ‘동물보호 캠페인 워크숍’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영국동물학대방지협회(RSPCA) 폴 리틀페어(39) 동아시아담당관은 한국의 보신탕 문화에 대해 “세계 어디에나 있는 동물학대 행위 중의 하나”라며“그러나 일부의 음식문화를 두고 한국인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RSPCA는 1824년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보호단체이며 왕성한 활동으로 이 분야의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리틀페어씨는 최근 프랑스 배우 출신 동물보호운동가 브리지트 바르도의 발언과 관련, “인종차별적 언행”이라고 잘라 말한 뒤 “국제축구연맹(FIFA) 제프 블래터 회장의 개고기 금지조치 요청 또한 한국을 이해하지 못한 부당한 요구”라고 덧붙였다.
리틀페어씨는 그러나 “식용견 도살 과정에서 가해지는 잔혹한 폭력 등은 반드시 없어져야 할 부분”이라며 “보신탕이 식탁에 오르는 과정을 낱낱이 알게 돼 개고기를찾는 애호가가 줄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는 이어 “한국도 이번 기회를 계기로 일부 국가의 개고기 식용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알 필요가 있다”며“RSPCA는 개를 포함한 모든 동물에 가해지는 폭력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리츠대에서 중국어를 전공한 리틀페어씨는 중국의 열악한 동물원 환경과 잔인한 도축장면을 목격한 것을 계기로 동물보호 활동에 뛰어들었으며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동물학대 방지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입법을 설득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초청으로 지난4일 내한, 워크숍에서 캠페인 활동에 대해 강의하는 리틀페어씨는 “가축, 실험동물 도살과 밀렵 등 동물 학대에 대해 한국 정부와 열린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강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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