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여건은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는데도 연말을 맞아 민간소비는 ‘갑자기’활기를 띠고 있다. 반짝 구매일까, 아니면 경기회복의 신호일까.소비를 주도하는 곳은 백화점. 품목은 가전제품과 자동차 같은 내구 소비재들이다. 현재 겨울 정기 바겐세일에 들어간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주요 백화점들의 매출은 지난해 세일 때에 비해 20~30% 가량 늘어났다.
연중 최대 대목인 지난 추석매출 증가율이 10% 안팎에 그쳤던 점과 비교하면 확실시 씀씀이는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소세 인하 수혜품목인 자동차의 경우 매출액이 30% 가까이 늘었으며, 에어컨과 프로젝션TV 등 고가품 역시 10~20%의 신장이 이뤄지고 있다.
■소비 왜 살아나나
소비상승의 1등 공신은 저금리와 주가상승이다. 현재의 소비호조가 비교적 값비싼 내구소비재와 백화점이 주도한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의 주가급등은 자산소득이 많은 고소득층에 ‘자산효과(Wealth effect)’를안겨 주면서 얼어붙었던 소비심리와 구매력을 자극하고 있다.
아울러 장기화하고 있는 저금리는 이들 자산소득계층에 ‘저축하느니 쓰는 것이 낫다’는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특소세 인하조치도 큰 몫을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한 매장관계자는 “주가가 급등하면서 백화점 매출도 함께 올라가는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두번째 요인은 금융기관들의 경쟁적 저금리 대출세일, 특히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신용카드사용과 현금서비스가 소비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번째 요인은 건설경기 회복이다. 정부의 적극적 재정지출확대에 따라 건설경기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빠른 회복세(10월건설수주 30% 증가)를 보이고 있다. 회복신호로는 취약
■회복신호로는 취약
소비가 지속적으로 살아나려면 가계의 구매력 증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하지만 근로자 실질임금상승률은 2분기연속 마이너스 상태다. 또 구매력이 개선되려면 수출과 투자확대로 기업수익이 호전되어야 한다.
따라서 현재의 소비호조는 구매력, 즉 가계의 펀더맨털이 뒷받침되지 않은 ‘허수(虛數)형 소비’ 성격이 발견된다.
그럼에도 현재의 소비상승은, 비록 ‘경기견인력’은 취약하더라도 ‘경기방어기능’은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책임연구원은 “수출과 투자회복으로 본격적 경기반등이 기대되는 내년 하반기까지 내수와 민간소비는 경기의 추가침체를 막아주는 버팀목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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