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올 수능 총점 누가성적 분포표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고 입시기관들이 엇갈린 예측을 내놓으면서 학교현장의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일선 학교에서는 갖가지 묘안을 짜내 진학지도에 나서 ‘대학 점치기’ ‘대학 뽑기’라는 자탄까지 흘러 나오고 있다.
총점 기준 자료가 모두 휴지조각으로 돌아가자 교사들은 ‘대안’을 찾느라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서울의 C고는 4일 고3 담임 회의를 통해 입시기관 배치표 중 가장 높은 합격선을 기준으로 입시지도를 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서울의 Y고는 3개의 배치표 중 2개 이상에서 합격이 가능한 것으로 나오면 지원을 권유하기로 했다.
말그대로 ‘또 뽑기식 진학지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 학교는 배치표 합격선 평균을 진학 지도 기준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수도권의 C고 교사는 “어차피 어떤 배치표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그 평균치를 참고로 하는 것이 비교적 합리적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입시혼란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학교간 합종연횡(合縱聯橫) 등 갖가지 고육지책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지역 공립 고교들은 고3 진학부장 간에 긴밀한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경복고는 7ㆍ8개 고교 자료를 얻어 배치표를 만들었다.
신흥 입시명문으로 자리 잡은 경기 비평준화 지역 고교는 아예 연합전선을 짰다. 일산 백석고, 분당 서현고, 안양고, 부천고 등 4개 학교는 3년 전까지의 입시자료까지 모두 공유하고, 30개 주요 대학 입시책자를 따로 만들어 함께 사용하기로 했다.
부산도 80개 일반계 고등학교가 공동입시자료를 만들고 있다.
서울고는 고3담임들을 4조로 나누어 인문계 변환점수 적용대학, 원점수 적용대학, 자연계 변환점수 적용대학, 원점수 적용대학 등 4가지 배치표를 따로 만들어 상담에 응하기로 했고, 부산 용인고는 12명의 교사들을 나눠 대학 수준별 전담팀을 꾸렸다.
교사 특화로 예측불가능성을 줄여보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교사들은 올 입시는 결국 학생과 학부모의 손에 달렸다고 고백하고 있다. 서울 구정고 신홍순 진학부장은 “신통한 기준을 잡을 수 없기 때문에 어느 대학에 원서를 넣으라고 권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원 여부는 전적으로 학생들의 판단에 맡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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