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 대신 닭’최근 이동전화 단말기 가격이 급등하면서 한동안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했던 중고단말기가 유통시장에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까지 이동전화 사업자들이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고 기기 변경과 관련한 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대리점에 암암리에 장려금을 지급해왔으나 지난 달 12일부터 전면 중단했다.
이에 따라 단말기 가격도 기존에 비해 10만∼25만원 정도 상승해 큰 맘을 먹지 않으면 선 뜻 신규로 구입하기 쉽지않은 물건이 됐다.
이에 비해 중고 단말기는 다소 낡기는 해도 잘만 고르면 1~2년전에 출시된 날씬한 폴더형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다. 현재 새 단말기와 중고단말기의 가격차는 폴더형을 기준으로 대략 20만원 정도. 신규 가입 시 새 단말기는 평균 30만∼40만원 가량의 단말기 값에 가입비 5만원을 추가로 내야 하지만 중고 휴대폰 가격은 가입비를 포함해 통상 20만원 이하에 폴더형 제품 구입이 가능하다. 일부 대리점에선 초기 PCS모델을 공짜로 나눠주기도 한다.
업계에 따르면 각 이동통신업체 대리점이나 직영 판매점에서는 하루 평균 5대 가량 팔리던 중고단말기가 이 달 들어 하루 10대 이상 판매되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 대리점과 판매점이 밀집해 있는 테크노마트와 용산 전자상가 등 집단상가에는 하루 전체 중고 휴대폰 판매량이 100여대를 넘어서 50여대를 밑돌던 지난 달에 비해 판매량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중고 휴대폰에 대한 인기가 치솟자 신형 단말기만 취급하던 대리점들도 그 동안 창고에 쌓아뒀던 중고 휴대폰을 속속 진열대에 모셔놓고 고객잡기에 나섰다.
특히 삼성 애니콜 폴더나 LG싸이언 폴더, 모토롤라 폴더 등 그다지 디자인이 유행에 뒤떨어지지 않고 크기도 작은 제품 등은 품귀현상을 빚어 판매점에서는 물량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용산 전자상가의 중고단말기 판매점 N사 이모(38)사장은 “지난 달 까지만 해도 중고 휴대폰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휴대폰을 분실해, 급하게 개설을 원하거나 실속파 외국인들이 대부분이어서 단말기 가격도 저렴했으나 최근 신규 가입자도 중고 단말기를 찾는 경우가 늘어나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크노마트 기획팀 박상후 차장은 “정부의 보조금 지급 단속 의지가 강해, 당분간 휴대폰 가격하락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성능 면에서 새 단말기에 크게 뒤지지 않는 중고 휴대폰의 수요가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황종덕기자 lastrad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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