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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IMF의 이상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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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IMF의 이상한 변신

입력
2001.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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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까지는 승합차로 데려왔지만 이젠 최고급 승용차로 모셔야 한다.” 한국 경제에 외환위기의 먹구름이 드리우던 1997년 11월 어느날, 김포 국제공항에 도착한 국제통화기금(IMF) 관계자들을 마중 나가던 공무원이 한 말이다.IMF용 의전차량이 승합차에서 최고급 승용차로 바뀌었듯이 97년 중반 이후 4년 동안 한국 경제와IMF의 관계는 급박하게 변해 왔다.

외환위기 1개월전만 해도 IMF는 한국의 다정한 친구였다. 97년 8월,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했고 그 해 10월에는IMF 관계자가 “한국 경제는 매우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위기에 빠진 한국이 손을 내밀자 IMF는 가혹한 가정교사가 됐다. IMF가 강요하다시피한 연20%가 넘는 고금리와 긴축정책으로 98년 한국 경제는 붕괴 일보직전까지 몰렸다.

고금리 정책이 포기된 99년 이후 한국 경제가 안정을 되찾고, 지난 8월 차입금을 모두 상환하자 IMF는 또다시 친구로 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일 폴 그룬왈드 IMF 서울사무소장의 기자회견 내용은 재정경제부 외신대변인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그룬왈드 소장은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부양, 250조원에 육박하는 국가채무, 심지어 민감한 정치현안이 된 법인세 논쟁 등에 대해서도 노골적으로 한국정부를 두둔하고 나섰다.

재경부 기자들 사이에서 “IMF소장 발언은 부총리 발언의 영어 버전(version)”이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였다.

IMF의 존재의미는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자이지, 한국정부의 일방적 지지자는 아니다.

조철환 경제부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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