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조 추첨이 끝나면서 본격적인 월드컵 체제로 돌입한 가운데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의 쌍두마차인 이연택 정몽준 공동위원장의 ‘갈등체제’도 골이 깊어가고 있다. 결국 지금까지 적극적인 개입을자제해 왔던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한 지경에 이르러 주무부서인 문화관광부는 현재 공동위원장의 업무를 확실하게 나누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월드컵의 붐을 지핀 본선 조 추첨행사가 갈등의 씨앗이 될 줄이야. 이연택 정몽준공동위원장은 본선 조 추첨식에서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대회 우승컵인 FIFA컵을 받는 문제를 놓고 대립을 겪었다.
결국 정몽준 위원장이 대한축구협회장 자격으로 오카노 순이치로 일본협회장과 함께 FIFA컵을 넘겨받고 이연택 위원장, 나스 쇼 일본조직위원장이 배석하는 형태로 접점을 찾았으나 상처는 커졌다. 갈등의 제2라운드는 정 위원장이 조 추첨자 몫까지 고집하면서부터. FIFA컵을 받는 한국측 인사로 결정된 정 위원장이 직접 ‘제비뽑기’까지 고집하자 이연택 위원장의 ‘소외감’이극에 달했다. 이 위원장은 조 추첨행사가 끝난 뒤 문화관광부 남궁진 장관을 만나 양 위원장제의 문제점을 제기한 것으로알려졌다.
두 위원장의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조 추첨을 통해 가라앉았던 월드컵 열기가 되살아 나고 있는 시점에서 다시 갈등이 표면화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부의 업무분장도 공동위원장제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치유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현재도 국내(이연택)와 국외(정몽준)로 대강의 업무를 나누고 있지만 FIFA행사인 월드컵의 국내 국외 ‘경계선’이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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