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반도체와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전략적 제휴작업을 최대한 조기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을 정하고, 5일부터 본격 협상에 착수했다.이번 협상과정에서 마이크론이 하이닉스 반도체의 미국 유진공장을 인수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또 반도체 시장은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제휴에 따른 공급축소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D램 가격이 다시 급상승하고 있다.
하이닉스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빌 스토버 재무담당 부사장(CFO)을 팀장으로 하는 협상팀은 4일 밤 방한, 서울 대치동 하이닉스 사옥에서 본격 협상에 들어갔다. 마이크론의 협상팀은 스토버 부사장외에 재무 법률 운영 기술 등 각 분야 실무자와 재정주간사인 골드만 삭스, 회계자문사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 관계자 등 15명 안팎으로 구성됐다.
하이닉스도 구조조정특위를 중심으로 재정주간사인 살로먼 스미스바니 관계자들이 협상에 참여했다. 회사 관계자는 “협상기간은 논의진전여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2주일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1998년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의 메모리반도체 부문을 넘겨받으면서 3개월만에 인수협상을 마무리지은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전략적 제휴협상을 속전속결식으로 타결지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양사의 합병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제휴는 성사될 것이며 이 경우 수요처인 PC업계에 대한 가격협상력이 높아져 반도체 가격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닉스 반도체는 이미 PC업체 등에 대한 장기공급거래가격을 10~20% 가량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현물시장에서도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제휴에 따른 공급과잉해소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지난 주 1.4달러대까지 떨어졌던 128메가 SD램 가격이 평균 1.57달러까지 상승했다.
한편 마이크론 본사가 위치한 아이다호의 한 일간지는 “양사의 합병은 불확실성이 짙지만 최신 설비로 업그레드가 이뤄진 유진 공장만은 확실한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이닉스 반도체 역시 조건만 맞는다면 어떤 공장이라도 매각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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