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9월 방송에서 다루지 못했던 제주 4ㆍ3사건이 다큐멘터리로 조명됐다. 바로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를 통해서다.그 동안 세 차례 걸쳐 ‘여수 14연대 반란사건’ ‘동백림 사건’ ‘정인숙 피살사건’ ‘도시 산업 선교회’ 등 현대사의 숨겨지거나 잘못 알려진 사건을 중심으로 43편을 다큐멘터리로 방송한 이 프로그램이 내년 1월부터 4월까지 새로운 내용과 형식으로 재개된다.
내년 1월부터 방송될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비교적 최근 사건을 중심으로 제작했다. 요즘 국회를 중심으로 폐지론과 유지론이 팽팽히 맞서며 첨예한 논쟁이 벌어지는 ‘국가보안법’, 전두환 군사정권이 마구잡이로 잡아들여 인권침해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삼청교육대’를 비롯해 ‘서울 미문화원 점거 사건’ ‘보도지침 사건’ ‘김기설 유서대필 사건’ 등 주로 1980, 90년대에 일어났던 사건을 다룬다.
이밖에 황석영의 소설 ‘손님’ 에서 다루어져 진상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는 ‘신천 학살사건’과 해방정국 테러 사건과의 연관성을 짚어보는 ‘비밀결사 백의사 사건’, 친일파 청산 실패라는 잘못 꿰어진 첫 단추를 조명하는 ‘노덕술과 친일 경찰’, 한국 전쟁 중 여자 첩보원들의 활동상과 전말을 추적한 ‘북파 여간첩 래비트’ 등을 방송할 예정이다.
그 동안 세 차례에 걸쳐 방송된 ‘이제는 말할 수 있다’에 참여한 이채훈 PD는 “역사를 잊은 민족은 가장 불행하다는 말이 있다.
불의로 얼룩진 사건과 불행한 역사를 조명하는 것은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왜곡 없이 전달하고 합리적으로 정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개선해야 할 점도 있다. 사건의 노출에만 초점을 맞춰 본질은 건드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가해자의 인터뷰 거부로 대부분 피해자 입장에서 다뤄 시청자들에게 사건에 대한 편견을 심어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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