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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준비 50만이 몰려온다] (1)숙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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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준비 50만이 몰려온다] (1)숙박

입력
2001.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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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숙박 사절.” “민박, 젊은 백인 여성만 오세요.” “숙소찾기가 보물찾기 보다 더 힘들어요.”내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숙소난 해결을 위해 묘안을 짜내고 있지만 한국에 온 외국 손님들이 겪어야 할 시나리오들은 어둡기만 하다.

일부 숙박업소가 외국인을 기피하고, 민박가정은 백인여성만 선호해 자칫하면 외국 손님들은 허둥대다 노숙을 해야 할 형편이다.

5일 월드컵 숙박단에 따르면 월드컵기간 활용가능한 숙박시설은 호텔 2만여실을 포함해 총 13만여실.

문화관광부가 중저가호텔 여관 등에 종교시설 민박 등까지 모두 11만여실을 ‘월드인’으로 지정, 하루 평균 23만여명의 외국관광객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본선 조추첨 결과 ‘중국 특수’에 ‘브라질 특수’까지 겹쳐 국내에 올 관광객은 당초 예상한 48만명을 훌쩍 뛰어넘어 하루 평균 숙박인원도 30만명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잠깐 쉬어가는 ‘낮 손님’으로 많은 수익을 올리는 러브호텔들이 쥐꼬리만한 지원을 받고 ‘월드인’으로 지정됐다고 외국 투숙객을 받을지도 의문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곳은 중국경기가 열리는 서울ㆍ광주ㆍ제주지역이다. 관람객이 당초 예상보다 20~30% 늘어날 것이기 때문.

제주 지역의 경우 FIFA의 숙박대행업체인 바이론사가 호텔 등 고급시설 54개소(6,634실) 중 70%의 예약권을 선점, 일반 관람객의 호텔 투숙은 거의 불가능하다. 중국과 브라질이 맞붙는 경기에는 남미와 동남아 관광객들까지 대거 입국할 것으로 보여 방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될 전망이다.

광주시는 현재 ‘월드인’으로 지정된 1만3,471실 외에 인근 전남지역에서 5,000여실 추가 확보를 추진 중이며, 서울시도 종교시설과 무료 숙박시설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대거 몰려올 중국 관광객을 모두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월드인’으로 지정된 대부분의 중저가 숙박업소가 대부분 러브호텔이어서 장기 투숙한 외국인 때문에 매출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방을 내주지 않을 경우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실제로 광주지역 숙박업주들이 스포츠 마사지업을 허가하지 않을 경우 외국인 숙박 거부운동을 펴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또 전주 등 일부 지역의 민박 가정들은 대부분 미국과 유럽의 백인 젊은 여자를 희망 손님으로 요청해 지자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모자라는 숙박시설을 대신할 캠핑시설도 서울 상암경기장을 제외하고 거의 마련되지 않았다.

외국인들이 숙소를 예약하기 위해서는 월드컵한국조직위원회 사이트내 숙박시설안내란에 들어가야 한다.

사이트는 공항에서 숙소로 향하는 지도와 교통 수단도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으나 이 사이트를 모르는 외국인이나 컴맹 외국인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영어 일어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 6개 국어 통역요원을 두고 예약 콜센터를 24시간 운영할 예정이나 통역요원 34명과 전화 20회선으로 수만명의 외국인에게 숙소 안내를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송두영기자

dysong@hk.co.kr

김재하기자

jaeha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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