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주말에 강원도 산골 만추풍경을 보고 일요일 오후 늦게 서울로 오기 위해 영동고속도로를 탔는데 집까지 무려 5시간이 걸렸다. 고속도로는 그야말로 주차장이었고 거북이 걸음으로 밤 12시께 집에 도착했다.심신이 지쳐 가을 경치에 대한 좋은 기억은 다 사라졌고 “외국 관광객들이 이런 경험을 했다면 어떻게 느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나라는 관광개발에 있어서 꽉 막힌 나라가 아닌가 싶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주말에 서울 인근 주요 고속도로가 막히는 것은 서울시내에 위락시설이 절대 부족한 탓도 있다. 만일 서울을 둘러싼 그린벨트에 퍼블릭 골프장을 다수 설치하면 주말에 서울 외곽도로 이용객을 5,000명 내지 1만명은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시간과 휘발유 절약은 물론 대기오염 감소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정책은 규제라는 미명아래 꽉 막혀있다.
이것 뿐이 아니다.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올해 약 550만명에 이를 것이라 한다. 그러나 외국으로 가는 내국인이 더 많아 관광수지는 오히려 적자가 예상된다.
하지만 관광객 중 일본인이나 중국인이 많다는 점에 주목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알다시피 일본인이나 중국인 관광객은 유독 카지노를 좋아한다.
더욱이 내년에는 중국의 월드컵 본선 경기가 한국에서 치러지기 때문에 중국 관광객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서울시의 경우 관광객이 10만명에 불과하던 1968년 이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업을 하나의 업체에서 독점하고 있다.
카지노사업은 외화벌이는 물론 고용창출 효과가 높고 관광산업 전체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 카지노 고객 1명의 유치는 반도체 76개, 칼라 TV 4대를 수출하는 효과다. 카지노 고객 11명을 유치하면 자동차 1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다.
2002년 월드컵 대회 및 아시안게임 개최 그리고 다양한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를 앞두고 척박한 관광자원 개발을 통해 관광수지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리적이고 구체적인 관광수입원 개발을 위해 머리를 짜내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사업의 추가 허용, 서울 외곽지역 퍼블릭 골프장 확대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긍정적, 전향적 자세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문제점이 있다면 감추지 말고 드러내어 난상토론을 하다보면 얼마든지 건전하고 투명한 대안이 나올 수 있다.
세계화 시대에 어렵사리 맞은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박현두 태평양산업 연구원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