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5일 신승남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함에 따라 정국은 다시 가파른 대치국면으로 빨려 들어가게 됐다. 한나라당은 정기국회 회기 내(8일)에 표결 절차까지 완료하겠다며 속도전을 다짐하고 있다.신 총장이 국회 출석에 불응할 경우 즉각 탄핵 절차에 들어간다"고 누차 예고해 온 만큼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교원정년 연장안 때처럼 낭패 보는 일이 없기 위해선 탄핵안 제출시기 등과 관련해 좀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돌다리론'이 없지 않았지만,"이 문제 만큼은 주춤거리거나 물러서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는 강경론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한나라당은 '6일 본회의 보고-7일표결'을 1차 목표로 잡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 의장이 여야총무 간 사전합의를 종용하며 본회의 보고를 미룰 경우라도 7일까지느 반드시 이를 관철시킨다는 입장이다. 탄핵소추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때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하지 않으면 폐기되기 때문에 정기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8일 이전 표결을 위해선 7일까지 본회의에 넘어가야 한다.
문제는 자민련의 동조 확보다.한나라당은 자민련이 결국 탄핵에 동의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하면서도,당론으로 탄핵안 반대를 결의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지도부는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이날 오후 "탄핵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한 사실이 전해진 데 이어 자민련 의원들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탄핵안 찬성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적잖이 긴장하고 이다.
한 핵심당직자는 "자민련이 6일 의원총회에서 탄핵안 불찬성 쪽으로 의견을 모을 경우 본회의 표결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할 개연성이 크다"며 "JP의 당 장악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무기명 비밀투표에 응했다가 반란표가 나오면 당이 일대 혼란에 빠지게 되므로 투표장에 아예 안 들어오는 방법을 강구할 소지가 있다"고 짚었다.
한나라당 입장에서도 자민련이 본 회의장에 아예 들어오지 않는게 훨씬편한 측면이 있다.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입을 중상에 비하면 투표파행은 경미한 상처에 그치기 때문이다.어쨌거나 한나라당은 일단 6일의 자민련 의원총회 결과를 지켜본 뒤 표결전략 등 세부 대책마련에 들어간다는 생각이다.
홍희곤기자
■檢 "검찰전체의 문제다" 비장감
검찰은 5일 신승남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안이 제출되자 “예견된 일”이라면서도 비장한분위기 속에서 대응책 마련에 분주했다.
이날 대검청사로는 일선 지검ㆍ지청의 문의전화가 폭주했으며 검찰 내부 통신망에서도 야당을 성토하고 검찰의단합을 촉구하는 글이 이어졌다.
대검은 이날 오전 검사장급 간부와 과장, 연구관 등 50여명이 모인 가운데 긴급확대간부회의를 열고 대책을 숙의했다.
신 총장의 불출석 배경 설명 이후 김각영(金珏泳) 대검차장은 비상시국임을 강조한 뒤 “검찰 구성원 모두가적정한 검찰권 행사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이어진 자유발언에서 검사장들은 “국회 불출석과 탄핵은 총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검찰 전체의 문제”라며 의견일치를 보았고 분위기가 고조되자 일부 검사는 “답변서에 전국 검사의 뜻을 담아보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으나신 총장에 의해 자제됐다.
오후 들어서는 대검 기획조정부를 중심으로 야당의 탄핵강행에 대한 여론수집과 법률상방어논리 개발에 몰두했다.
대검 관계자는 “헌정사상 8번째 탄핵추진인데 검찰인들 준비가 없겠느냐”며 “탄핵안은 헌법상 비례의 원칙 등에 반하는만큼 당연히 기각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검찰은 탄핵안 국회 통과에 따라 총장의 직무가 정지되면 검찰청법에 따라 대검차장에 의한 직무대리체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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