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슈 인사이드 / 콜센터 CRM '심장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슈 인사이드 / 콜센터 CRM '심장부'

입력
2001.12.05 00:00
0 0

“안녕하세요, 고객님~.무엇을 도와드릴까요?”서울 종로구 연지동 대학로 부근에 자리한 삼성카드 콜센터. 전화가 연결되자마자상담원 이영숙(20ㆍ여)씨의 손놀림이 빨라진다. 이씨 앞에 놓인 컴퓨터 모니터엔 전화를 걸어 온 고객의 신상자료가 이미 떠 있다.컴퓨터 데이터베이스와전화를 통합한 이른바 ‘CTI(Computer TelephonyIntegration)’ 시스템이다. 자판을 톡톡 두들길 때마다 고객이 사는동네와 다니는 직장, 가족관계에서부터 신용도는 어느 정도인지, 어떤 식당과 가맹점을 자주 애용하는지, 언제 어디서 어떤 물건을 샀는지… 등등 시시콜콜한 내역이 개인이력서처럼 펼쳐진다.

“고객님, 결제일이 벌써이틀이나 지났습니다. 이번 달 결제금액은 28만원이고요, 연체료를 물게 되니 빨리 결제하시는 게 좋겠네요.” 몇 번의 질문과 답변이 오간 뒤 이씨의 애교 넘치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그리고 참, 고객님.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연말을 맞아 무이자할부 행사 하는 것 아시나요? 12월 말까지 저희 카드로 구입하시면 6개월무이자 혜택을 드리는데요….”

상담이 진행되는 동안 콜센터 중앙 벽에는 VIP-초우량-우량-일반 등 고객별전화 대기자 수를 나타내는 빨간색 전자게시판이 쉴 새 없이 깜박거린다. VIP나 초우량으로 분류된 고객이 대기하고 있다면 담당 상담원들은 전화를빨리 끝내라는 신호다. 덕분에 VIP고객은 하루 24시간 중 언제라도 ‘지체없이’ 상담원과 통화할 수 있다.

지난 5월 문을 연 삼성카드 콜센터의 여성 상담원은 무려 1,800여명. 주로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인바운드(Inbound) 파트가 절반, 직접 회원에게 전화를 걸어 마케팅을 펼치는 아웃바운드(Outbound) 파트가 절반가량이다.

워낙 여성 인원이 많다 보니 ‘9-6제(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근무조가 출근하는 아침시간마다 인근 종로5가 지하철역부터 콜센터가 입주한 연지동 은석빌딩까지 1,000여명의 여성들이 한꺼번에줄지어 이동하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한동안 “연지동에여자 대학교가 새로 들어섰다”는 소문이 돌았을 정도.

콜센터는 CRM의 전진기지

신용카드 업체가 초대형 콜센터를 두는 이유는 단 한가지. 업무효율과 수익을 극대화하기위한 고객별 1대 1 맞춤마케팅, 이른바 CRM(고객관계관리ㆍ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을 위해서다.

CRM이란고객 개개인의 특성과 취향, 씀씀이 등에 대한 자료를 분석해 차별적으로 소비자를 관리하는 최신 마케팅 기법. 고객의 소비욕구에 따라 상품과 서비스를선택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기존의 매스(Mass) 마케팅에 비해 비용도 적게 들고 효과도 크다.

신규 고객 확보보다는 기존 고객의 관리가 더 중요해진 터라 앞으로는 CRM에서우위를 확보하는 업체만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공통된 상황인식이다. 콜센터는 이러한 고객밀착 마케팅의 핵심임무를 수행하는 ‘CRM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다.

경쟁력은 CRM에서 나온다

CRM은 요즘 카드업계 뿐 아니라 금융권 전체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시중은행들도세일즈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영업점에 걸려 오는 모든 전화를 본점 콜센터로 집중하는 추세이고, 지역이나 영역별로 분산돼 있던 콜센터 기능을 한데 통합해 CRM 종합센터로 개편하는 금융기관도 늘고 있다.

LG카드는 미국 시벨사와 손잡고 내년 초까지 총 600억원을 투입, ARS 상담과텔레마케

팅, 채권추심 등의 업무를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통합 CRM 시스템’ 을 구축할 계획이다. 합병 국민은행은 국민ㆍ주택은행IT통합이 마무리되는 내년 9월까지 콜센터 직원을 1,700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 아래 CTI시설과 데이터베이스 서버 확충작업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몇 년 전만해도 평균 20%에 육박했던 연체율이 콜센터통합 이후 2.9%로 크게 낮아지는 등 막대한 파급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CRM에 대한 투자 열풍이 전 금융권으로 확산될전망”이라고 말했다.

변형섭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