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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국서 과학자로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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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국서 과학자로 살기

입력
2001.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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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의대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잘 모르고 쓰신 것 아닙니까?"과학교육이 뿌리째 흔들리고 의대는 기초연구를 외면하고 있다는 기사(3일자 1ㆍ21면)가 나간 3일 의학도들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았다.

의사들이 환자 보호자에게 멱살을 잡혀가며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아느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 때 문득 의사는 다른 과학자들에 비하면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리학자, 생명공학자도 다들 밤을 새워 연구한다.

1999년 미국의 기초 의과학 분야 특허가 3,000여 건일 때 한국은 11건에 불과했다.

의학 분야의 빈약한 연구기여도에 비하면 한국을 이끌어온 것은 분명 각광받지 못하는 과학기술 분야의 숨은 일꾼들이었다.

그러나 과학계에는 '남는 것은 사회의 천대'라는 냉소가 팽배해 있다.

정부 출연 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IMF 체제 이후의 구조조정 당시를 "끔찍했다"는 말로 표현했다. 일부 과학자는 택시운전사가 됐을 정도였다.

제8회 한국과학상 수상자 발표가 있은 4일, 화학 분야 수상자인 포항공대 김기문교수도 "동료들이 IMF 당시 극심한 어려움을 겪을 때 혼자 연구지원금을 많이 받은 것이 너무 미안했다"며 "이를 갚기 위해 정말 밤낮 없이 연구했다"고 말했다.

이어진 축하 자리에서도 과학자 처우 문제는 화제가 됐다.

문제는 똑같은 노력을 해도 '영예'와 '무관심'이 엇갈리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가 좀처럼 개선될 것 같지 않다는 데 있다.

올해도 수능 성적 발표 후 벌어진 혼란을 접하면서 과연 저 인재들 중 과학한국을 빛낼 재능을 가진 학생이 몇이나 제 길을 갈 수 있을지 염려스러운 것도 그 때문이다.

/이진희 문화과학부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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