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한 의혹의 대상이었던 ‘진승현 게이트’가 서서히 그 몸통을 드러내고 있다. 정성홍(丁聖弘ㆍ52ㆍ구속)전 국정원 과장을 필두로 MCI코리아 부회장 진승현(陳承鉉ㆍ28ㆍ구속)씨의 로비자금을 받은 정ㆍ관계 인사의 실체가 드러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여기에 그 동안 각종 게이트의 몸통으로 지목받아오던 김은성(金銀星) 전 국정원 2차장의 개입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어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있다.
당초 직접 로비 능력을 의심받았던 진씨가 정 전 과장에게 1억4,600여만원의 금품로비를 벌였다는 사실은 그의 또다른 직접 로비, 또는 정 전 과장의 간접로비가 있었을 가능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김 전 차장이나 정치권 인사들이 다음 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검찰에 찾아와 진씨의 선처를 요청해 눈총을 샀던 김 전 차장은 부하직원에게 1,000만원을 주고 검찰 수사상황을 알아보게 했던 것으로 드러나 의혹을 배가시켰다.
이는 김 전 차장의 항변처럼 ‘단순히 사윗감에 대해 문의했다’는 수준을 넘어서는 것으로서, 그가 ‘진 게이트’에 깊숙이 개입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그는 또 정 전 과장을 통해 진씨의 돈을 일부 건네받았다는의혹도 받고 있다.
정치권 인사에 대한 포위망도 점점 좁혀들고 있다. 이미 정 전 과장이 지난해 총선직전 진씨와 함께 민주당 김홍일(金弘一) 의원을 찾아가 선거자금을 건네려 했던 사실이 드러난 데다가 28~30명의 여야의원이 진씨의 돈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에 정 전 과장의 돈을 나눠 썼거나 진씨로부터 직접 로비자금을 받은 정치인이 있다는 정황도 새롭게 제기돼 조만간 실명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 관계자도 “진씨가 정 전 과장에게 돈을 건넨 사실이 드러난 이상 또다른 직접로비의 여부도 수사할 방침”이라며 “정치인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하루 이틀만 더 기다려보면 뭔가 나올 것”이라고 말해제2, 제3의 로비 대상자에 대한 정황을 이미 상당부분 확보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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