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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성적 발표 고3교실…"폭락 이미 예상" 학생들 차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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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성적 발표 고3교실…"폭락 이미 예상" 학생들 차분

입력
2001.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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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울면 뭐 하나요, 내 점수로 어느 대학 갈 수 있을 지 알아봐야죠.”2002학년도 수능시험 성적이 공개된 3일 일선 고3 교실은 가채점조차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울음바다를 이뤘던 수능(11월 7일) 다음날에 비해서는 오히려 차분한 분위기였다.

시험 당일부터 사상 최악의 점수 하락이 예상됐던 때문인지 학생들은 평소보다 60점 이상 떨어진 성적표를 받아들고서도 지원가능한 대학을 찾기 위해 진학상담에 나서는 등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그러나 수능 등급제가 첫 도입되면서 총점 대비 누가분포표가 공개되지 않아 전국 석차를 알 수 없게 된 수험생과 교사들에게서는 혼란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수능 성적표가 일제히 배포된 이날 고3 교실은 “그래도 설마 했는데” 하는 탄식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자신의 점수를믿지 못하겠다는 듯 두번 세번 숫자를 확인하거나 주위 친구들과 점수를 비교해보는 수험생도 많았지만, 가채점 때와 같은 침울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특히 시험 당일 자신이 적어낸 답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해 정확한 예상점수를 몰랐던 중하위권 수험생가운데 일부는 실제 점수가 가채점에 비해 10~20점 이상 떨어진 경우도 있고 드물게는 오른 경우도 있어 희비가 엇갈렸다.

모의고사 때보다 50점 정도 떨어진 310점대를 받은 한모(18ㆍ경문고 3년)군은 “다같이 떨어졌는 데 더 이상 낙담해서 뭐하겠느냐”고 말했고, 휘문고 진학부장 서삼천(徐三天) 교사는 “점수 하락폭이 워낙 클 거라 예상했던 때문인지 성적표를 받아든 학생들 모습이 의외로 차분했다”고 전했다.

일선 교사와 수험생들은 이날 오후부터 총점과 영역별 점수 반영 여부, 가중치 부여와 교차지원 가능여부 등 대학별 전형요소에 따른 진학상담을 시작했다. 총점 대비 누가분포표 비공개로 배포된 성적표를 토대로 대강의 총점 분포를 산정해 점수대별지원가능 대학을 꼽아내느라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좀처럼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서울 경기고의 한 3학년 담임 교사는 “총점에 의한 한 줄 세우기를 방지하고 대학별로 다양한 전형요소를 반영토록하기 위한 취지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250~300점대의 중하위권 수험생들의 입시지도에는 아무런 대책이 없어 답답할뿐”이라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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