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여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그들만의 비결과 노력은 무엇이며, 직장과 가정에서의 성공은 양립할 수 있는 것일까.성공을 지향하는 직장 여성들의 모임 아이윌비닷컴(www.iwillb.comㆍ회장 김성주 성주인터내셔널 대표)의 회원들과 제1기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이들에게 성공 비결을 강의한 김경섭 한국리더십센터 대표가 만났다.
-남자들은 말만 앞선다. 선배들도 ‘능력있으면 무조건 키워준다’고 하면서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여자 후배에게 등을 돌린다.
그래서 ‘너희들이 안 키워주면 내가 나를 키운다’고 독립을 했다. 지금도 손님이나 협력업체 직원들은‘사장 없어?’라며 무시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남자들로부터 ‘못 생겼다’ ‘글래머도 아닌 게…’ 하며 별 소리를다 들었다.
방송사 보도국 분위기가 좀 보수적인가. 하지만 열심히 일하며 꿋꿋하게 버티다 보니 어느새 11년이다. 이제는 여자 후배들도 많이 생겼다.
-남자들과의 인간관계도 보통 일이 아니다. 내가 다섯 번 밥 먹어야 될 일은 남자 직원은 한두 번 술자리로 끝낸다.
대신 철저한 자료준비와 실력으로 승부한다. 결과적으로 더욱 굳은 신뢰관계가 쌓이는 것 같다.
-불가피한 술자리에 가게 되면 차라리 ‘주도적’으로 하려 한다. ‘OO씨, 술 한 잔 줘 봐’하는소리 듣기 싫어 먼저 ‘부장님, 한 잔 드세요’하고 선제공격하는 식이다.
이렇게 기싸움에서 상대방을 먼저 제압하면 아무래도 여자로서 받을 수 있는 ‘배려를 가장한 차별’을 덜 받는다.
-여자로서 성공하려면 일단 자기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수첩에 그날의 목표를 적어놓고 매일 보면서 자기쇄신을 한다.
시간을 아껴 쓰고, 체력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은 기본이다.
-교육과정에서 배운 것 중 ‘승-승(win_win)’합의서라는 게 있다.
이를테면 직원들이 월급 두 배인상을 요구하면 ‘너의 영업실적을 두 배 올려줄 수 있느냐’는 제안을 한다. 서로 얻는 게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도 적용할 수 있다. 남편의 금연을 돕기 위해 “담배끊으면 시부모를 모시겠다”고 제안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한국 엄마들 교육방법이 무조건 ‘남의 것을 빼앗아라’인데 그건 정말 문제다. 자기가 내주는 것 없이 무조건 남의 것을 바라는 게 말이 되는가.
아이들이 그런 삭막한 분위기서 크다 보니 ‘어른 공경심이 가장 약한 나라’로 꼽히는 것도 어쩌면 당연지사다.
-남자들은 능력을 인정 받으면 일이 수월해진다. 문제는 여자다.
같은 여자가 출세하면 이상한 소문이 터져 나온다. ‘소파 승진’ 같은…. 여자들은 안주하려는 속성이 강하다.
그래서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기보다는 흠집을 내는 것 같다. 여자들 중 일부는 피해자이자 가해자다.
-무조건 평등을 요구하는 것도 문제다. 나는 여직원들에게 커피 타고 청소하는 교육을 시킨다.
여자라서 무시하는 게 아니라 ‘잘 할 수 있는 것’, 즉 부드러운 매너를 가르치는 거다. 그렇지 않고 남자들에게 무거운 것 들어 달라, 험한 출장 가 달라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저 바쁘게만 살다 보니 가족들에게도 소홀했고 여행이나 운동은 꿈도 못 꿨다. 하지만 단지 일터에서 높이 올라가는 것만 목표로 하는 것은 구식인 것 같다.
-프리랜서라 일터에서의 성공에만 매달렸다. 앞날을 보장해 주는 조직이 없어 그만큼 불안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어디 사람의 인생이 일 하나로 설명되겠는가. 앞으로는 어머니로서, 아내로서 모든 영역에서 역할 모델이 되고 싶다.
-맞다. 소위 한국의 성공인 500명이 죽을 때는 ‘인생 헛살았다’고 한탄했다고 한다. 목표를 균형있게 잡아야 한다.
일이면 일, 가정이면 가정, 종교면 종교…. 오늘 하루의 목표를 ‘가정’으로 잡으면 일에서 좀 손해를 보더라도 가족을 위한 시간은 반드시 내는 그런 식이다.
-소위 ‘사교클럽’에 가까운 최고경영자 교육과정 같은 데 가보면 남자 100명에 나 혼자일 때도 있다.
이렇게 여자들끼리 모이니 외롭고, 무슨 일을 하려 해도 정보가 부족할 때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대한민국 여자들은 정말 극성스럽게 똑똑하다. 남자들과 비교해 보면 교육현장의 열기가 한 두 배쯤 높을 것 같다.
게다가 청렴하다. 단언하건대 여자들이 30% 이상만 공직이나 고위직에 들어가면 우리나라는 확실히 나아질 것이다.
-우리끼리는 네트워크가 아주 잘 되어 있어 그 도움이 아주 구체적이다. 조기유학에 대한 방송을 하려던 참이었는데 우리 회원 중 유학전문가를 방송에 초청할 예정이다.
이런 여자들의 모임이 많아지면 뜻을 펴기가 더 좋을 것이다.
●참석자
▼김광희/풀무원건강생활 영등포지점장: 50세. 대학 졸업 후 서울 문일중에서 잠시 교편 생활을 하다 그만 두고 26년 간 전업주부로 지냈다. 93년 풀무원에 입사한 후, 전체 200여 개 지점 중 상위 10위권에 드는 높은 매출로 연봉 1억여 원에 달하는 판매 여왕.
▼이명화/한샘 목동키친프라자 대표: 30세. 95년 경기대 경영학과를 졸업한후 한샘 영업부에 근무하다 9월 사표를 내고 사업을 시작했다.
▼최정숙/ISE정보통신 이사: 48세. 직장생활만 24년째다. 성균관대 도서관학과를 졸업한 후 6개의 기업을 거쳐 97년 광통신기기 제조ㆍ수출업체인 ISE정보통신에 이사로 스카우트되었다.
▼이익선/기상캐스터: 33세. 91년 KBS에 입사한 후 ‘여성기상캐스터 1호’로서 11년째 독보적인 위치를 굳히고 있다. 현재 이계진과 함께 KBS ‘라디오로 여는 세상’을 진행중.
▼김경섭/한국리더십센터 대표: 61세. 한양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 펜실베이니어 대학원에서 공학박사를 받았다.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등을 번역했으며 94년 리더십센터를 설립, 성공학을 강의하고 있다.
자기 영역에서 탄탄한 기반을 잡은, 그러면서 더 큰 성공을 꿈꾸는 여자들이 모였다. 왼쪽부터 김광희 김경섭 이명화 최정숙 이익선씨.
/정리=양은경기자 key@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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