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조추첨이 끝나면서 한일 양국을 제외한 본선진출국 30개국은 2일부터 두 나라의 준비캠프를 둘러보는 등 본선체제에 들어갔다.한국월드컵조직위는 조추첨 행사를 훌륭히 치러내 88 서울올림픽 이후 한국 이미지를 다시 한번 제고시키고 제2도시 부산을 세계에 알리는데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10개 개최도시는 월드컵을 통해 값으로 따질 수 없는 홍보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한국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라곤 한국전쟁과 이승만박사 뿐이었다"는 영국의 데일리 텔리그래프지기자 입에서 수원 대구 등의 지명이 튀어나오는 것을 보면 일면 수긍이 간다.
하지만 10개 개최도시가 소중한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지 의문이 든다.
먼저 준비캠프 홍보물의 양과 질에서 일본과 현격한 차이가 났다. 사전에 한국의 팸플릿이 더 낫다는 정보를 입수한 일본은 이미 만든 팸플릿을 폐기하고 다시 제작, 세계 각국의 축구관계자와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반면 한국은 지자체들의 소극적인 태도로 월드컵조직위 측에서 현지를 방문해 촬영하거나 자료사진을 써 시각적인 효과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다.
수도권 도시를 준비캠프로 신청한 한 외국팀 감독은 팸플릿을 보고 "숙박등 시설이 좋은 것 같지 않다"고 실망스런 표정을 지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팸플릿만 거둬갔으니 어디를 준비캠프로 삼을지 뻔하다. 외신기자들도 일본에 호감을 갖는 눈치였다.
조직위 관계자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점을 일본으로부터 많이 배웠다"고 실토했다. 남은 기간은 6개월. 공동개최지만 실상은 경쟁개최인 만큼 지자체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범구 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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