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호소) 수용자들이 노역도 합니까.” “수용자가 1,000명을 넘는 데 공중보건의(의사)는 한명뿐 인가요….”국민적 기대속에 출범한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김창국ㆍ金昌國)의 첫 현장조사가 3일 경북 청송군 청송 제1보호감호소에서 실시됐다.
이날 오후 3시10분 감호소장실.유 현(兪 炫ㆍ56) 상임위원과 유재명(劉載命) 조사관 등 2명은 동료 수감자들에게 폭행을 당해 갈비뼈 골절 등 중상을 입고도 치료 조차 못받고 있다는 수감자 류모(43)씨의 진정을 받고 눈길을 뚫고 달려와 감호소장실로 향했다.
이들은 감호소내의 인권현황을 꼬치꼬치 캐물었다. “의사가 한명 뿐입니까”라고 묻는 대목에서는 감호소 관계자들 사이에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15분간의 감호소장 면담을 마친 유 위원과 유 조사관은 곧바로 류씨를 면담하기 위해 별도로 마련된 방으로 향했다. 감호소 측은 인권위 요청 대로 폭력을 증언해줄 재소자 1명을 대기시켰고, 류씨의 자유로운 ‘증언’을 위해 감호소 담당자는 동석시키지 않았다.
감호소측은 “류씨의 치료차트등 모든 관련자료가 충실하고, 류씨는 정신병력이 있기 때문에 인권위측도 크게 귀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유 위원이 “이 곳 재소자인 김모(43)씨의 진정도 접수됐다”며 면담준비를 요청하자 감호소 관계자들은 당황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조사를 마친 유 위원은 “현장조사를 통해 더욱 사명감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인권위 현장조사는 4일 대구교도소, 5일 울산구치소 순으로 계속된다.
전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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