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초월할 만큼 여성에게 잘하는 한 남성이 있다.전자광고판에 사랑을 고백할 정도다. 몇 년 동안의 연애기간은 친구들 사회에서는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온다.
하지만 최근에 그토록 잘하던 남자가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마음이 변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추궁하다가 관계가 소원해질 수 있다.
상대에게 잘한다는 것은 꼭 보답을 바래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에는 그만큼의 응답이 있다.
감탄하는 표정과 고맙다는 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두 사람 사이에 그런 관계가 정착되면 잘해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된다.
이제는 잘 대하는 것이 사랑의 표현보다는 책임이 된다.
이전 것은 더 이상 감탄시킬 수 없다. 감탄하는 표정을 보기 위해서는 더 큰 것을 기획해야 한다. 또 성공해 보았자 더 큰 의무만 안는 셈이 된다. 다른 일도 해야 한다. 당연히 받으려는 여성이 얄밉게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는 그만두라고 했으면 좋겠는데 그럴 기미가 없다. 서서히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여성의 입장에서는 이런 남자들의 마음을 추정할 수조차 없다. 잘 대해주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게 자기가 ‘교육’을 시킨 것이지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남자의 배려를 잘 받아주는 것을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전에 배려를 거절했다가 실망해 하는 남자의 모습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남자들일까. 상대 마음을 읽을 능력이 떨어질수록, 잘 하는 것 이외에는 여성을 다룰 능력이 없는 남자일수록 이런 성향이 있다.
아직 화는 내지 않지만 이런 성향이 있거나, 잘대해주지만 이유 없는 짜증을 낸다면 이렇게 속으로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 이제 너무 힘들어. 당신에게 잘하려는 나를 제발 당신이 말려 줘.’
/김병후 정신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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