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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국익을 위한 국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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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국익을 위한 국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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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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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이지만 흥행에 실패한 '고양이를 부탁해'라는 영화 살리기 운동이 일고 있다.항도 인천을 배경으로 해서 그런지 그 곳 인사들은 본업보다 더 열심히 뛰고 있다.

하지만 일단 영화관에서 외면당한 작품을 다시 살리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고객과 국민이 평가하는 가치는 그래서 중요하고도 무서운 것이다.

자신이 만든 민주당을 부탁하는 총재 사직의 변에도 흔들리는 국정을 바로잡기 위한 김대중 대통령의 번민이 담겨 있지만,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민심이탈은 여간해서 다시 돌아오기 어렵다.

햇볕정책, 시장경제, 재벌개혁, 국정쇄신, 그리고 노벨평화상을 향했던 대통령의 집념부터 기약 없는 김정일 답방, 밑 빠진 공적자금 지원, 잣대 없는 세무감사, 형평성 잃은 편중인사, 그리고 소 잃고도 외양간 못 고치는 외교적 망신으로 레임덕 현상과 함께 급속하게 퇴색해 가고 있다.

여소야대의 국회에서는 말로는 성과 게임(performance game)을 하자고 내뱉지만, 행동은 파워 게임 일색이다.

기업은 기업대로 구조조정과 투명경영을 내세우지만 실상은 인건비 절감과 들러리 사외이사들로 점철되어 있다.

세계 최고의 최고급위스키 소비국이라는 국민의 모럴 해저드도 위험수준에 와있다.

그만큼 정권 재창출과 경영권 유지를 위해 뛰는 자는 많지만, 국가의 국력과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뛰는 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밖으로는 러시아 차관, 꽁치조업, 그리고 재외국민 인권보호 하나 해결하지 못하면서, 국내에서는외국인들도 이해 못하는 세무감사와 대한항공의 상하이 화물노선 운항금지처럼 마치 국익을 포기한듯한 행정조치들이 너무나 쉽게 이루어지고 있다.

실상 국익창출을 위한 구조조정의 근원도 무능한 관료와 부실기업 경영자들부터 지속적으로 퇴출시키는데 두어야 할 것이다.

벌써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줄대기에 안간힘을 쏟고있는 관료나 피같은 공적자금으로 골프장에 드나드는 경영자들은 인간개조 이전에 강력한 법적 제재가 따르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들이 바로 국정쇄신과 구조조정의 대상이지 결코 주체는 아니기 때문이다.

"노벨상 100주년기념식과 유럽의회에서의 연설보다 더 중요한 사안이 정치ㆍ경제적 악순환을 국익창출을 위한 선순환 체제로 만드는 것이 아닙니까!"

소주잔 비우는 소리속에 섞여 나오는 말이다. 그래서 첫째, 김대통령은 스스로 국정을 주도적으로 지시하기보다는 과감한 권한위임으로 늘어난 부처업무를 지원해 주는데 충실하도록 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충성파 총알받이 대신 소신파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거국내각이 요구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둘째, 검찰과 국세청, 그리고 국정원을 비롯한 모든 권력기구는 꼭두각시 권한행사보다 소신있는 책임행정에 충실하도록 해야 한다.

말장난과 변명일색으로 국회출석을 거부하는 책임자들부터 국회에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 기업 경영자들 역시 재산은 상속될 수 있더라도 능력은 그대로 상속되지 않는다는 점을 철저히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하릴없는 허수아비 사외이사들부터 퇴출의 대상이 되어야 하며, 소유와 경영의 분리원칙에 보다 충실하도록 해야만 국제신용도의 핵심이 되는 기업경영의 투명성도 확립될 수 있을 것이다.

연말연시 술집 매상고의 1%만 모아주어도 노숙자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

매년 7,000만명이 넘는 중국 신혼여행자 중 1%만 유치하여도 인천국제공항을 한해에 하나씩 건설할 수 있는 국익을 창출할 수 있다.

21세기 첫 한해를 보내며, 속보이는 정쟁이나 불투명한 행정조치와 사업관행은 과거의 유물로 던져버리고, 금전적 효과 이상으로 국가 이미지를 변모시켜줄 월드컵 특수에 모든 정치권과 국민이 동참하는 국익창출의 주체가 되도록 기대해 본다.

박기찬 인하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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