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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S, 노인·10대까지 급속도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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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S, 노인·10대까지 급속도로 확산

입력
2001.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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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에이즈(AIDS)확산이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다.2001년 9월 말 현재 에이즈 감염자는 1,515명. 이 가운데 올해 새로 보고된 감염자는 9월 현재 235명으로 2000년(164명)에 비해 43%나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올 감염자가 300명(83% 이상 증가)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브란스 병원감염내과 김준명 교수는 “1990~98년까지만 해도 감염자 연평균 증가율은 12%에 불과했다”며 “1년 새 감염자가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는 사실은 이제는 에이즈가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는 경고”라고 말했다.

이제까지 위험집단이 아니었던 노인, 10대 청소년의 에이즈감염 증가는 에이즈가 전 연령층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이다.

▽노인, 새로운 위험집단

놀라운 것은60대 노년층의 에이즈 증가(전체 감염자의 4%)속도이다.

지난 해까지 감염자는 39명에 불과했으나 9월 말 현재 60명으로 보고돼 54%나 늘었다. 올해 신규 감염자로 확인된 노인 21명 가운데 13명이 성접촉으로 인한 감염이었으며, 부부 감염자도 4쌍이나 됐다.

한 70대 노인은 효도관광을 다녀왔다가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감염자 중 최고령자는 79세이다.

이창우 대한에이즈예방협회 사무국장은 “비아그라 같은 발기부전치료제의 보급, 노인 상대 매춘 등 사회적 여건 변화로 노인들의 위험한 성관계가 증가하고 있는데도 이들에 대한 에이즈 예방교육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 감염자의 증가

청소년의 성경험 시기가 빨라지면서 10대 에이즈 감염자도 증가하고 있다.

현재 10대 감염자는 26명으로, 올해 새로 보고된 감염자만 6명( 3명은 성접촉, 나머지는 경로 확인 중) 이다.

청소년을 위한 내일 여성센터 부설 성교육센터의 김영란 소장은 “원조교제, 동성연애자 급증, 인터넷을 매개로 한 일회성 성관계등 성문란 풍조는 청소년 에이즈 감염 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보다 실제적인 성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에이즈예방협회와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은 1일 제14회 세계에이즈의 날 기념 행사에서 10대 청소년을 홍보활동의 타깃으로 정하고 에이즈 예방콘서트, 에이즈 예방 캠페인음반 발표 등 홍보 활동을 벌였다.

▽마약주사로 인한 감염자 첫 발생

올해 우리나라에도 정맥주사용 마약 사용으로 인한 감염 사례가 처음 보고됐다.

비록 2명만이 보고됐으나 실제 감염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되며 마약주사는 그 어느 경로보다 에이즈 전파력이 빠르다는 점에서 우려되고 있다.

송영주기자

yjsong@hk.co.kr

■에이즈에 대해 Q & A

1985년 보고된 주한 외국인의 경우를 제외하면 국내에 첫 에이즈 환자가 진단된 것은 1987년 12월. 87년부터 에이즈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해 온 김준명 세브란스 병원 내과 교수로부터 에이즈에 대해 궁금한 것이나 잘못알고 있는 것들을 들어본다.

김 교수는 “부적절한 성관계 후 항체 검사에서 음성 결과가 나와도 불안을 떨치지 못하는 에이즈 노이로제 환자가 너무 많다” 면서 “ 에이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노이로제 증상에서 해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Q. 에이즈 감염자와 한번 성접촉을 가졌을 때 감염 확률은?

A. 건강한 여성이 감염자와 한 번 성접촉을 가졌을 때 전염 확률은 0.1~1%이다.

남자는 이보다 낮아 0.1~0.5%. 마약중독자가 감염자와 주사기를 한 번 함께 사용했을 때 감염될 확률은 0.5~1.0%이다. 오염된 혈액을 수혈 받았을 때 감염될 확률은 100%이다.

Q. 키스나 피부 접촉을 통해서도 감염되나?

A. 혈액, 정액, 질 분비물, 모유, 뇌척수액 등에는 에이즈를 전염시킬 만한 충분한 양의 에이즈 바이러스가 농축돼 있지만 소변, 타액, 눈물 등에는 농축도가 낮아 감염 확률이 매우 적다.

따라서 감염자와 식탁에 마주 앉아 음식을 먹거나, 서로 만지고 껴안고 육체 접촉을 한다고 해서 감염되지는 않는다.

한 집에서 변기, 목욕탕을 함께 사용한다고 해서 전염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프랑스식의 진한 키스는 위험하다. 면도기, 손톱깎이, 귀고리, 칫솔 등은 개인용을 사용해야 한다.

Q. 에이즈에 감염되면 결국 죽게 되나?

A. 에이즈로 이행하면 대개는 2~3년 후면 사망한다.

하지만 5~10%의 감염자는 감염 후 15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증세도 못 느끼며, 면역 기능도 크게 감소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학자들은 극히 일부 에이즈 바이러스는 병독성이 거의 없는 것이 아닌가 의문을 품고 있다.

Q. 콘돔 사용만으로 예방이 가능한가?

A. 현재 가장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예방법은 콘돔 사용이다.

그러나 콘돔을 사용했는데도 에이즈가 감염된 사례가 보고된 적도 있어, 100%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다. 안전을 위해 2~3개를 겹쳐 사용할 수도 있다.

Q. 감염 후 몇 년이 지나야 에이즈로 발병하는가?

A. 성접촉에 의해 전염됐다면 8~10년 후에, 수혈로 인해 전염된 경우는 3~4년 후에 에이즈로 이행한다.

Q. 왜 에이즈 환자는 남자가 여자보다 많은가?

A. 남자에서 여자로 전파되는 것이 여자에서 남자로 전파되는 것보다 8배 가량 많은 것도 원인 중 하나이다.

이는 남성 성기와 요도가 감염된 질에 노출돼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이다.

Q. 감염이 의심될 때 즉시 검사를 하면 알 수 있나?

A. 항체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이려면, 적어도 감염 후 3~4주가 지나야 한다.

항체가 형성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보통 감염자는 늦어도 6개월까지는 항체 양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드문 경우 이 기간 동안 항체반응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Q. 항체검사법이 정확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A. 그렇지 않다. 최근 항체검사에서 에이즈 음성판정을 받은 사람 3명이 말기에이즈환자로 밝혀진 후 혈청검사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으나, 현재로선 항체검사법이 가장 신속하고 정확하다.

말기 환자에게는 간혹 음성반응이 나올 수도 있으나 항체검사는 가장 신속정확하게 에이즈 감염 여부를 가릴 수 있는 검사법이다.

유전자 검사, 즉 에이즈 바이러스를 증폭시켜, 핵산을 검출하는 방법은 비싼데다(16만~20만 원), 검사기간도 2주 가량걸리며, 에이즈 감염 여부를 100% 입증할 수 있는 방법도 아니다.

Q. 에이즈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첫 증상은?

A. 열이 나고 목이 아프고 전신이 쑤시고 나른해지면서 림프선이 붓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1~6주 후면 저절로 낫는다. 그러나 이런 증상은 감염자의 30~50%만 나타나며 일반인도 흔히 겪는 증상이므로 에이즈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될 수 없다.

일부 감염자는 처음부터 목이나 겨드랑이, 사타구니의 림프선이 붓기도 한다.

Q. 모기에 의해서도 감염되나?

A. 한동안 모기에 의해서도 에이즈가 감염될 수 있다 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미국 플로리다의 한 작은 마을에 에이즈가 집단 발생했는데, 조사 결과 많은 모기가 서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뒤늦게 마을 주민 대부분이 동성애자임이 알려지면서 모기에 의한 전파 가능성은 더 이상 거론되지 않고 있다.

모기가 흡입하는 혈액의 양이 매우 적고, 모기 체내에서 에이즈 바이러스가 증식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Q. 에이즈 발병 직전의 증상은?

A. 밥맛이 없고, 피곤하고, 잠잘 때 심하게 땀을 흘리거나 이유없이 열이 나고 설사가 계속되고, 체중이 빠진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몸의 균형을 잡기가 힘들어지고, 심한 경우 글씨 쓰는 것조차 힘들어 진다.

Q. 에이즈 말기에 나타나는 병은?

A. 면역기능이 떨어지면서 결핵에 잘 걸린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피부나 구강에 감색 혹은 자주색 반점 증상을 보이는 혈관종양인 카포시 육종은 최근 감소하는 추세다.

10~20년 전에는 감염자의 35~40%가 카포시육종이 나타났으나, 최근 들어선 9% 정도만이 걸리고 있다.

Q. 에이즈 감염 부부는 건강한 아기를 낳을 수 없나?

A. 몇 년 전만 해도 에이즈 감염 여성들은 아기 갖는 것을 포기했다. 신생아에게 감염될 확률이 25~30%나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감염예방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모자 감염률은 2~3%로 떨어졌다. 국내에도 출산을 기다리는 에이즈 감염 부부가 상당수 있다.

Q. 치료제는 어떤 것이 있나?

A. 항에이즈약제는 지도부딘(AZT)이 미국식품의약국(FDA)의첫 승인을 받은 이후 뉴클레오사이드 역전사 효소 억제제, 비뉴클레오사이드 역전사효소 억제제, 단백분해효소 억제제 등 16종류의 약제가 승인됐다.

이들약제들은 한가지만을 가지고 치료했을 경우 수 주내 내성이 생겨 치료효과가 없어지지만, 최근에는 세가지 약제를 동시에 복용하게 하는 칵테일요법이 개발돼 감염자 체내에서 거의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을 정도로 좋은 효과를 얻고 있다.

Q. 에이즈 백신 개발 전망은?

A.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약 90종 이상의 백신이 개발 실험 중이며, 과학자들은 6~10년 뒤면 에이즈 백신이 생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가장 성공적이라고 알려진 백신은 백스젠사의 에이즈백스(AIDSVAX)로 3단계 임상시험 중이다. 성영철 포항공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국내 최초로 에이즈 백신을 연구해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원숭이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 송영주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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