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황우석교수팀 합류 울산대병원인턴 류영준씨“의사 그만두고 줄기세포를 연구하겠다고 하니 모두들 말렸어요.”
고신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중앙병원을 거쳐 울산대병원에서 인턴 과정 중인 류영준(28ㆍ사진)씨는 친구들 사이에서 별종으로 통한다.
“대학 동기가 80명 가운데 연구자로 나선 사람은 저 하나거든요.”
류씨는 보장된 임상의사의 길을 마다하고 의과학 기초연구에 헌신키로 했다는 점에서 우리 과학계에서는 매우 드문 경우다.
내년에 서울대 수의학과 대학원에 진학해 황우석 교수 지도 하에 줄기세포 연구를 할 계획이다. “황교수님까지 ‘이 길이 얼마나 험난한 지 아느냐’며 말리시더군요.”
그가 줄기세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7년 본과 4학년 때 복제양 돌리의 탄생 소식을 접하면서부터였다.
체세포 복제를 알게 됐고, 그 쓰임새를 추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줄기세포의 효용성에 눈을 떴다. “의대공부를 하면서 임상의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어요. 연구자로 남아서 하나의 질병이라도 완벽한 치료법을 찾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습니다.”
그에게 줄기세포의 등장은 하나의 ‘빛’과 같았다. 수많은 학술모임을 쫓아다녔고 황 교수를 만나 2년 전부터 조언을 구하고 있다.
“의학은 모든 과학의 흐름이 모여드는 바다와 같은 학문입니다. 사람의 몸을 잘 아는 의사가 기초연구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어야 당연한 것이지요.”
얼마 전 과학재단이 주최한 의과학센터 설립 공청회를 찾은 뒤 의사의 사회적 책임을 다시 한번 통감했다.
“우리나라 의사들 중 자신을 과학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저도 ‘내가 과학자구나’ 하고 생각한 것이 몇 년 안됩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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