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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프간 공격 / 英가디언 폭동진압전말 "CIA요원 출현이 포로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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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프간 공격 / 英가디언 폭동진압전말 "CIA요원 출현이 포로자극"

입력
2001.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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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최악의 유혈극인 칼라이 장히 포로수용소 포로 진압 사건의비인도적 행위 여부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이 사건의 전모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영국의 가디언은 1일 외국 용병500여명이 숨진 이번 사건이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의 섣부른 개입과 북부 동맹의 어설픈 대응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외국 용병들이북부 동맹의 손으로 넘어간 것이 화근이었고, CIA 요원이 나타나 포로들을 자극함으로써 촉발됐다고 밝혔다. 다음은 파슈툰족 현지 지휘관 등의 증언을중심으로 구성한 이번 사건의 전말.

쿤두즈 서쪽 20㎞ 지점인 에르가낙에서 투항한 탈레반 병사들과 외국 용병들은 24일 새벽 수용소로 이송되면서도 자신들이 곧석방될 것으로 알고 있었다. 공식 투항이 아니므로 구금될 것이라는 말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날 치안 담당자가 포로들의 몸을 조사하기위해 다가서는 순간 한 명이 수류탄을 터뜨려 숨지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25일 CIA 요원인마이크 스팬과 데이브(성은 미상)는 포로들과 알 카에다의 연계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수용소 중앙 광장에 도착해서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로이터통신과 독일의 한 방송국 카메라 기자도 이들 옆에 서 있었다.

오전 11시 25분께 포로들이 현장에 도착하면서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파슈툰족 출신북부 동맹 장군으로 현장에 있었던 아미르 잔은 당시 포로들이 총살되는 것으로 생각했으며 카메라 기자들을 처형과정을 촬영하려는 미군 병사들로 의심했다고말했다.

그 순간 한 포로가 마이크를 끌어안은 채 수류탄을 터뜨렸다. 마이크가 총에 맞아 숨졌다는 CIA의 발표와는 다른 대목이다.

이를 신호로 포로들은경계병 5명을 살해하고 무기를 탈취했으며 또 다른 CIA 요원인 데이브는 권총으로 포로 1명을 사살하고 피신했다.

포로들은 무기고에 침입, 박격포등으로 무장했고 데이브는 독일 TV기자의 위성전화를 빌려 우즈베키스탄 주재 미국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미군 전폭기들은포로들이 모여있는 곳에 미사일 10발을 발사했고 26일에도 B-52 폭격기들이 수 차례 날아와 현장을 폭격했다.

이때 북부동맹 지휘관들은 포로들이모여있는 지하실에 휘발유를 부어 불을 지르기도 했다. 한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국제사면위원회)은 이번 사건이 포로들의 인간적 대우를 보장한 제네바협약 13조 위반 여부, 약식처형 여부 등 10개항의 질문을 제기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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