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집권 민진당이 1일 실시된 입법원 및 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국민당을 누르고 승리함에 따라 대만 정국과 양안 관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민진당은 여소야대에 따른 정국 경색을 풀어갈 호기를 맞은것은 물론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집권 중ㆍ후반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한 운신의 폭을 넓혔다.
민진당은 개표가 90% 가량 진행된 가운데 전체 입법원 의석 225석 중87석을 얻어 22석을 추가 확보하며 승리를 확정했다.
반면 지난 해 총통 선거에서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정권을 뺏긴 국민당은 무려 42석을잃으며 68석을 얻는 데 그쳐 사상 최초로 제 2당으로 전락했다.
국민당을 탈당한 쑹추위(宋楚瑜) 전 대만성장이 이끄는 친민당(親民黨)은 12석에서46석으로 대약진, 이변을 연출했다.국민당 탈당파인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 측근들의 대만단결연맹(臺團聯)도 12석을 확보했다.
민진당의 승리는 여소야대의 정국 대치 해소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욕구가 크게 작용한것으로 풀이된다. 높은 실업률 등 경제난을 헤쳐나가려는 정부 정책이 야당인 국민당에 가로막히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국민의 불만이 누적됐다는 분석이다.
대만 정국은 연정을 통한 과반수 확보를 위해 물밑 협상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민진당은 독립에 찬성하는 李 전 총통의 대련과 연대가 유력하다.
하지만국민당이 ‘일국 통일’을 원칙으로 하는 친민당 및 신당과 연대, 115석을확보할 경우 과반수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도 있다.
당분간 대만 정국은 세력 불리기를 위한 ‘의원 빼가기’ 경쟁으로 적지 않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은 ‘하나의국가’ 원칙을 내세우는 중국과 갈등을 빚어 양안의 화해 분위기는 교착 국면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 총선 결과와향후 민진당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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