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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민주당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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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민주당의 실험

입력
2001.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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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민주당에서 들려오는 당 쇄신의 아이디어는 참신하다.이런 아이디어가 채택되어 당의 모습이 획기적으로 바뀐다면, 10ㆍ25 재ㆍ보선 참패와 김대중 대통령 총재직 사퇴는 민주당에 '쓴 약' 이 될 것 같다.

■민주당이 적극 검토하고 있는 예비선거제 도입 발상은 흥미롭다.

미국 등 선진외국에는 더러 있는 일이지만, 대의원 중심 선출방식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당원 아닌 일반 유권자들에게도 대통령 후보 선출권을 부여한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 착상이다.

사실 정당의 대선 후보 선출 방법에는 모순이 있다.

극단적일 경우 국민적 지지기반과는 상관없이 대의원을 많이 확보하는 사람이 국가 지도자로 선출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정법에 저촉되고(선거법과 정당법) 타 정당에서 개입할 가능성이 있는 등 여러 문제가 있으나, 민주당이 이를 조화롭게 극복해서 실천에 옮긴다면 국민적 축제 속에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다.

■민주당은 또 1인 보스정치의 상징인 총재직을 폐지하고, 상향식 공천제도를 도입키로 했다고 한다.

이것도 우리 정당의 운영과 지도체제 틀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일이다.

역대 정당은 모두 1인 보스중심으로 운영 돼 왔다. 우리 정치의 부정적 측면, 패거리 정치 사당정치의 근원이 바로 이것이고, 제왕적 대통령의 관행, 측근과 가신정치의 폐해도 이런 데서 연유하는 것이다.

DJ YS JP가 손쉽게 정당을 만들거나 없앤 것도 따지고 보면 국회의원 후보 공천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상향식 공천제도가 도입된다면 과거처럼 보스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이나 돈 주고 국회의원 배지를 사는 일은 사라지게 된다.

■민주당의 이런 움직임은 물론, 궁즉통(窮卽通)의 측면이 없지 않다.

포스트 DJ를 대체할 인물없이 소룡할거(小龍割據)의 상황인데다, 대선후보의 인지도를 일거에 끌어 올릴만한 이벤트가 절실히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항간에는 DJ가 떠나니까 민주당이 비로소 살길을 찾아 간다는 얘기가 있다.

역시 정당에는 주인이 없어야 할 모양이다. '민주당 실험' 이 어떻게 결말 날지 궁금하다.

이종구 논설위원

jonk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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