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가 바늘 방석이에요.” 2001-2002 애니콜 프로농구가 2라운드 중반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마음이 편치 않은 선수들이 있다. 연봉은 억대이상을 받고 있지만 이번 시즌들어 부상이나 식스맨으로 밀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많은 이들이다.팀 성적이 상위권에 있는 선수들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부상으로 벤치를 지키며 팀 성적의 추락을 지켜보는 대표적인 경우는 울산 모비스의 간판슈터 김영만(29ㆍ193㎝). 국내 최고의 스몰 포워드인 김영만은 드라이브인과 3점포가 정확한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수비능력까지 겸비했다.
지난 시즌 창단이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탈락을 경험했던 모비스의 박수교 감독은 딜론 터너와 래리 애브니를 용병으로 뽑고, 강동희와 김영만을 주축으로 명가 재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김영만의 장기 결장으로 모비스는 30일 현재 5승7패로 9위로 추락했다.
자유계약선수(FA)의 수혜덕분에 서장훈(3억3,000만원)에 이어 두번째인 2억7,000만원을 받는 김영만은 3경기에 출장, 경기당 1.3점에 그치고 있다. 박수교 감독은“식스맨에 기대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김영만의 복귀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인천 SK빅스의 이은호(26ㆍ197㎝)는 식스맨중 최고 연봉인 1억3,000만원을 받게 된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요나 에노사와 함께 SK빅스의 골밑을 지키며 평균 29분 코트에 나서 11.3점 6.1리바운드의 성적을 냈다. 그러나 올 시즌엔 얼 아이크와 조니 맥도웰이란 걸출한 용병을 영입함에 따라 설 자리를 잃고 식스맨으로 밀려났다. 평균 6분 출장에 2.1점 1리바운드에 그치고 있어 억대 연봉을 받기가 여간 쑥스러운 게 아니다. 동양의 박훈근도 연봉은 1억800만원이지만 경기당 9분여 출장에 그치고 있다. 경기당1.7점에 1.2리바운드.
몸값을 못하는 선수들을 바라보는 구단측도 속이 타는데 본인들이야 오죽할까. 그러나 고개숙인 남자들은 계륵이 되지 않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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