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전용 영화관을 만든다고 한다.국회 문광위 법안심사소위가 29일 합의한 영화진흥법 개정안에는 성인영화만을 상영하는 '제한상영관'을 허용하는 조항이 있다.
지금까지 음란물로 여겨온 영화들이 돈을 내고 보는 상품이 된다는 말이다.
이르면 내년 봄부터 공공연하게 '과거의 음란물'을 볼 수 있게 된다. 영화관 업자들이 바빠지게 됐다.
일반 상영관과 마찬가지로 등록만 하면 장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엔 미국을 다녀온 사람들이 '영화관에서 버젓이 성인영화를 상영하더라'고 무용담처럼 말했다.
이제 우리도 그렇게 될 참이다. 물론 형법의 음란죄 조항 때문에 포르노 상영은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지금도 아슬아슬한 영화가 적지 않은 터에 결과가 어떨지 뻔히 보인다.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수요로 인해, 물꼬를 열어 놓은 것처럼, 이른바 섹스산업이 번창하게 될 것이다.
■청소년들을 성인영화의 나쁜 영향에서 차단시키는 문제가 시급해졌다.
이미 인터넷은 막을 수 없는 통로라는 것이 명확해졌다. 미성년자의 기준도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낮아지는 추세이다.
청소년운동가들은 조그만 유혹에도 폭발력을 발휘하는 청소년들이 성인영화 전용상영관의 상술에 빠져들까봐 걱정하게 되었다.
성인영화를 의미하는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으면 유통과 광고에서 제약을 받아 제작사가 영화를 조금은 점잖게 표현하리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언제까지 그럴 것 같지는 않다.
■어느 영화마니아는 성인영화란 용어에 이의를 제기한다.
우리 사회는 건전한 정신의 소유자가 중심에 있는데 성인영화의 주제는 온갖 불륜과 패륜으로 얼룩져 있다고 한다.
바로 영화의 예술성과 완성도를 지적하는 말이다.
뛰어난 예술성을 갖춘 영화를 만들면 적절한 성의 표현은 아름답지만 반대의 경우는 추하기 그지없다.
성인영화 상영관이 예술영화관이 될 것인지, 음란물에 가까운 영화를 보여주는 사회의 추물이 될 것인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최성자 논설위원 sj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