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집에 불이 났어요. 그런데 문이 안 열려요….”연기가 점점 들어차는 집에서 9살과 7살짜리 남매는 일하러 나간 엄마에게 마지막 전화를 걸었다. 정수기 청소 주부사원인 엄마는 전화를 받자마자 집으로 달려갔으나, 남매는 이미 의식을 잃은 채 한양대 구리병원으로 후송된 후 였다. 남매는 병원으로 옮긴 지 1시간 만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서울 중랑구 신내동 S빌라에 불이 난 것은 30일 오후5시19분. 301호 집에있던 주모(9)군과 여동생(7)은 택배 배달을 하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모두 일하러 나가 둘만 남겨진 집에서 놀고 있었다.
불은 빌라 옆에 세워둔 오토바이가 아이들 불장난으로 폭발, 빌라에 처져있던 차광막으로 옮겨 붙으면서 시작돼 101호, 201호, 301호로 순식간에 번진 뒤 25분만에 꺼졌지만 주군 남매만 빠져나오지 못한 채 연기에 질식해 쓰러졌다.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은 “현관이 잠겨있어 따고 들어가니 아이들이 현관문 앞에서 껴안은 채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동네 아이들이 불장난을 하다 오토바이에 불이 붙더니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났다“는 목격자 윤모(26ㆍ여)씨의 진술을 확보하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 중이다.
고찬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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