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가 탈레반 붕괴 후 아프가니스탄에대한 주도권을 놓고 벌써부터 마찰음을 내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29일 콜린 파월미국 국무부 장관이 이번 주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상호 신뢰를 해칠 일방적인 군사ㆍ외교적 행동을 삼가 하도록 경고했다고밝혔다.이 같은 경고는 러시아가 아프간 지역 안정보다는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 한다는 워싱턴 일각의 우려를 함축하고 있다.
러시아는 27일카불에 대사관을 다시 열기 위해 병력을 파견하는 등 아프간에서 철수한 후 12년 만에 영향력 회복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양국의 입장차는 차기 정부 구상에서더욱 두드러진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30일 “러시아는 남부의 파슈툰족이 과도 정부에 참여하는 것을 최대한 배제하면서 북부 동맹에 대한 지원을확대, 아프간 북부에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의 중앙아 진출을 차단할 완충지대를 설정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29일 “부르하누딘 랍바니 북부 동맹 대통령을 아프간 분쟁을 해결할 중요 인물 중 한 명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그를 신 정부를이끌 각 정파 대표의 일원으로 여기는 미국의 태도와 대조를 보였다.
미국은 파슈툰족과 파키스탄을 포용하기 위해 탈레반 온건파도 거국 정부에 참여토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양국 갈등의 밑바닥에는 중앙아시아의 석유자원 문제가 깔려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아프간을 통과하는 석유 수송관 건설을 막기 위해 아프간의 불안정한 상황을 유지하려는 것이러시아의 전략”이라며 “아프간이 중앙 아시아에서 생산되는 석유와 가스의 대체 수송로가 된다면 러시아는 인접국들에 대한 통제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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