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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연기자들 "튀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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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연기자들 "튀어야 산다"

입력
2001.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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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겨야 산다.시대극, 사극, 현대극, 시트콤 할 것 없이 웃음보를 터트리는 캐릭터가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현상을 두고 나온 말이다.

20~30년 연기에서 일관되게 진중하고 근엄하고 멋진 주인공 역을 했던 중견 연기자들까지 코믹 캐릭터로의 변신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다.

‘왕과 비’에서 고뇌에 찬세조 역을 했던 임동진.

1년 6개월 만에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낸 ‘피아노’(SBS)에서 우스꽝스러운 조폭의 보스가 됐다. ‘경찰특공대’ ‘맛있는 청혼’ 등에서 근엄하지만 자상한 아버지로 나온 박근형은 시대극 ‘화려한 시절’(SBS)에서 ‘폼생 폼사’하는 백수건달로 변신했다.

따뜻한 어머니 역과 굴곡 많은 인생을 살아가는 여인 역을 주로 해온 김영애와 섹시한 중년 여성의 분위기를 풍겨온 이휘향도 요즘 ‘여자는 왜’ (KBS2)에서 푼수끼있는 동서지간으로 나와 경쟁적으로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김창숙과 김지영은 시트콤 ‘딱 좋아’와 ‘여고시절’(SBS)에서 각각 공주병 교수와 주책 어머니로 나오고 있다.

김창숙은 “오랜 연기생활 중에 시트콤은 처음이다. 정통극 보다 시트콤 연기가 무척 어렵지만 재미있다”고 말한다.

현재 시청률 1, 2위를 다투는 ‘태조왕건’(KBS1)과 ‘여인천하’(SBS)에서도 과장된 연기와 대사로 웃음을 주는 캐릭터들이 뜨고 있다.

‘태조 왕건’의 박술희 역의 김학철, 애술 역의 이계진, ‘여인천하’의 윤원형 역의 이덕화가 대표적이다.

기존 코믹 캐릭터를 잘 연기했던 임현식 조형기 오지명 등과 비교해 손색 이 없을 정도로 코믹 연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처럼 중견 연기자들의 코믹 연기 유행은 최근 대중문화의 경향과 관련이 있다.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보다는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영화나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인생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하는 캐릭터보다는 웃음을 자아내는 인물들에게 더 눈길을 준다.

박근형은 “나이가 들어 늘 해왔던 진중하고 심각한 역할에서 벗어나 색다른 연기를 하고픈 욕심때문” 이라고 말했다.

요즘 중견 연기자들이 코믹 캐릭터를 맡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문제점도 노출하고 있다. 중견 연기자들의 코믹 캐릭터 붐은 드라마의 작품성이나 주제의 진지함 보다는 코믹 연기라는 개인기에 비중을 둬 드라마의 완성도를 저하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연기자들이 일부러 튀기 위해 과장 연기로 일관해 억지 웃음을 유발하는 것도 눈에 거슬린다.

진지한 이미지를 벗어 던진 박근형(아래)과 김영애(위). 코믹 연기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배국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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