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동을 일으킨 수백명의 탈레반 외국용병 포로들이 몰살당한 아프가니스탄 칼라이장히 요새 참극 현장이 28일 외국 기자들에 공개됐다.현장을 찾은 기자들은 “수용소 건물과 담은폭격으로 완전히 무너져내린 가운데 팔 다리가 떨어져나간 시체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고 살 썩는 냄새가 코를 찌르는 등 그야말로 지옥 같은 광경이었다”고전했다.
국제적십자사 요원들이 시신을 수습해 트레일러에 싣는 동안 한 켠에서는 북부 동맹 병사들이 시신들에서 옷과신발 따위를 마구잡이로 벗겨내고 있었다.
기자들은 심지어 쇠꼬챙이로 금니를 뽑아내는 모습까지 목격할 수 있었다. 일부 병사들은 참혹한 시체의 얼굴을군화로 짓밟은 채 사진촬영에 응하기도 했다.
기자들이 직접 확인한 시신은 150여 구였다. 450여 명이 숨졌다는 북부 동맹의발표대로라면 300여 구가 폐허 더미 속에 있는 셈이다.
라시드 도스탐 북부 동맹 사령관은 기자들에게 “살아남은극렬 포로 몇몇이 숨어있으니 건물 안에는 절대 들어가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25일 시작된 폭동의 직접적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혹이 걷히지않고 있다. 도스탐 사령관은 가혹 행위가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우리는 그들을 형제애로 대했다”고일축했다.
그러나 AP통신 등은 수용소 남쪽 구역에서 50여 구의 시신이 등 뒤로 두 손이 묶인 채 발견됐다고 보도하며불법 처형이 자행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부 목격자들은 포로들이 신문을 위해 나타난 미군을 보고 격분해 폭동을 일으켰다고 전하기도 했다.
BBC방송에따르면 일각에서는 진압에 나선 미국과 영국 특수부대원들이 포로들이 숨어있는 곳에 기름을 붓고 불을 질렀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국제사면위원회)은“전쟁포로 처우에 관한 제네바 협약이 준수됐는 지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생존자가 전혀 없다는 사실 등을 들어 “무엇이, 혹은 누가 이 같은 참극을 불렀는지에 관한 비밀은 숨진 포로들과 함께 영원히 묻혀버릴 지도 모른다”고보도했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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