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식탁에서 꽁치와 명태 구경하기가 힘들 것 같다.우리의 주요 꽁치 어장인 남쿠릴 어장에서의 조업이 금지 된데 이어 오호츠크해의 명태잡이도 중단될 전망이라는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대체어장 개발과 민간쿼터 증대 등으로 수급에는 지장 없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얼마나 실효가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어족 자원 감소와 원양어업 위축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산업계가 또 위기에 빠졌다.
러시아는 최근 열린 한러 어업위원회에서 어족 자원 보호를 위해 내년부터 외국인들의 오호츠크해 수역 명태잡이를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또 인근 베링해역에서도 명태 쿼터량을 50% 가량 줄이겠다고 통보했다.
러시아가 어족 자원 보호를 들고나와 우리로서는 할 말이 없게 됐다. 러시아 해역은 우리 명태 어획량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이미 충분히 예견됐던 조치임에도 정부가 그 동안 무얼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러일간 남쿠릴 어장에서의 제3국 꽁치 조업 금지 합의 때도 뒤늦게 부산을 떨었지만,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조업 금지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액만 350억원에 이르고 가격 상승 등을 포함하면 1,000억원이 넘을 전망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내년 초 입찰을 통해 민간 쿼터를 늘리면 명태의 수급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 변명하고 있다.
또 민간 쿼터 입찰 참여 예상 국가 중 최대 경쟁국인 일본은 연근해 명태 어획고가 많아 우리가 유리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너무 안이한 대책이지만, 그렇더라도 명태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 우선 입어료가 크게 오를 전망이기 때문이다.
꽁치 조업은 더 심각하다. 산리쿠 수역의 조업이 불가능해지고 남쿠릴 열도 수역마저 막히면 꽁치 조업자체가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꽁치 가격 급등이 우려된다.
이제 우리 어업의 생존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때가 됐다.
반도 국가이지만 어획량은 갈수록 줄고 있다. 남획에 가까운 마구잡이식 어업이 바다를 망치고 있기 때문이다.
자원 보호를 우선하면서 키워서 잡는 수산업이 되어야 한다. 정부의 태도도 문제다.
앞으로 각국의 어족 자원 보호 조치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그럴수록 정부는 현실을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리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일이 발생한 이후 허둥지둥하는 모습은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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