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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추첨 문화행사 뒷얘기…"판소리 구식"한국문화 대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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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추첨 문화행사 뒷얘기…"판소리 구식"한국문화 대표 논란

입력
2001.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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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같은 구식이 필요한가’ ‘그래도 한국의 정서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건 판소리뿐.’ 판소리의 대표성이 문화행사가 어우러진 월드컵 본선 조추첨식 준비과정에서 뜨거운 감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동후 월드컵조직위 사무총장은 29일 “조추첨식문화행사를 기획하면서 판소리를 넣느냐 빼느냐로 논란이 일었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회고했다.‘난타’처럼 신나는 현대물들도 많은 데 왜 짧은 시간에 굳이 판소리를 소개하느냐가 반대파의 줄기찬 주장이었다. 그러나 판소리는 47명으로 구성된 문화행사 전문위원회를 거쳐 최종 프로그램으로 살아 남았고 명인 조상현은 1일 행사 때 5분간 ‘뱃노래’를 전세계 10억명의 시청자에게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조추첨식 사회를 맡게 된 재미동포 릭윤(30)이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게 된 건 영어가 능통하다는 강점도 있었지만 그의 의욕 덕분이었다. 사회자를 맡아줄 수 있냐는 문의에 다른 후보들과 달리 ‘무보수로라도 봉사하겠다’며 적극성을 보인 점이 결국 전문위원들의 호감을 샀다.

일본은 이번 본선 조추첨 문화행사에서 철저하게 소외돼 불만이 크다. 한국의 전통과 현대문화가 30분 넘게 소개되는데 비해 일본 문화행사는 단 1건도 포함되지 않았다. 준비부족으로 행사 초반 방영될 오프닝 영상물에서도 공동개최국의 그림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한국조직위 관계자는 “조추첨식은 우리가 일본에 결승전을 넘겨준 대가로 받은 것”이며“교과서와 꽁치어장 문제가 연이어 터져 일본공연을 넣어줄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한국중심의 행사에정당성을 부여했지만 일본측의 서운함은 보통이 아니다.

문화행사 시간을 좀 더 연장하려는 조직위와 반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의밀고 당기는 신경전도 있었다. 블래터 FIFA 회장이 26일 행사장을 방문해 입으로는 “훌륭하다”고 말하면서도 행사 직전까지 실내장식조차 제대로 안돼 걱정이 컸으며 며칠 뒤 ‘한국의 속성준비’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는 사실도 조추첨 행사의 뒷얘기로 남게 됐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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